[제민포커스]몸집 커진 저비용항공사, 지역상생 뒷전

1분기 제주항공 211억·진에어 128억 등 수익 올려
신선채소 운송 방관…특가운임에 도민할인 '무의미'
관광 다변화 도움 안돼…제주항공 설립 취지 무색
 
국내 저비용항공사(이하 LCC)들이 제주에서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지만 지역 상생과 서비스 개선에는 무관심하다는 지적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211억원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이스타도 최대 80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고, 진에어는 128억원으로 1분기만에 작년 한 해 168억원에 근접했다.
 
국내선 여객운송실적도 LCC 5개사는 올 1분기 253만명에서 326만명으로 28.6% 급증, 대형사 평균 2.2%(218만→287만명)를 압도했다.

이같은 LCC들의 성장은 가장 수익률이 좋은 제주-김포 노선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올 하계 기준으로 제주-김포 취항 비율은 진에어 83.3%(140편), 이스타 82.2%(111편), 티웨이 62.1%(100편), 제주항공이 59.0%(134편)로 대한항공 32.7%(172편)·아시아나 53.5%(195편)보다 높았다. 대부분 제주기점 노선에만 의지하고 있고, 운항편수 역시 지난해 총 821편에서 올해 913편으로 11.2% 늘었다.

이처럼 LCC들이 제주에서 수익을 창출하고 있지만 정작 도민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연휴나 성수기 때마다 항공 포화상태를 보이며 뭍나들이에 어려움을 겪는 반면 LCC들의 지역에 대한 기여는 극히 미미한 실정이다. 10~15%의 도민 할인이 그나마 혜택으로 작용했지만 할인율이 훨씬 높은 '특가운임'이 보편화 되면서 무의미해졌다. 

특히 대형 항공사의 일방적인 요금 인상에 맞서 지난 2005년 제주도·애경그룹이 '제주도의 항공 교통 수단을 개선해 도민과 관광객의 여행 편의를 증진한다'는 취지로 제주공항을 출범했으나 정작 지역 기여도는 미흡, 설립 취지가 무색해진 상황이다.

수익 극대화를 위해 소형기종만 운행, 제주산 신선 채소 등의 운송난을 가중시키고 있고 앞으로도 소형 기종 도입만을 검토하는 등 농가들의 고통을 외면하고 있다. 또 잇단 항공요금 인상 논란에 이어 일본 등 제주기점 국제선마저 '인천'으로 노선을 갈아타면서 제주관광 다변화에 별다른 역할을 못하고 있다. 관련기사 3면. 김봉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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