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충북 문화예술한마당 통일판굿 "가세, 함께 가세".
지난 100년의 역사가 하루 안에 펼쳐졌다. 동학부터 제주4·3, 노근리사건, 그리고 현재까지.

제주민예총(지회장 김상철)과 충북민예총(위원장 윤석위)이 17·18일 청풍명월의 고장 충청북도 청주 등지에서 개최한 ‘2001 제주·충북 문화예술 만나기’에서 제주와 충북지역 예술가들의 머리를 떠나지 않은 화두였다.

‘분단의 역사, 4·3과 노근리’를 주제로 마련한 이번 제주·충북문화예술만나기 행사는 17일 오후 1시 30분 청주문화관에서 열린 제주작가회의와 충북작가회의가 공동 출간한 작품집 「잠들지 않는 섬, 깨어있는 산」출판기념회와 시낭송회로 시작됐다.

이어 같은 장소에서 탐라미술인협의회와 충북민미협 회원 30명이 제주4·3과 충북 영동 노근리 사건을 미술언어로 형상화한 ‘4·3과 노근리’전 개막식이 열렸다. 출품작가와 제주와 충북민예총 관계자 등 100여명의 관람객들은 반세기를 훌쩍 넘긴 ‘4·3’과 ‘노근리’의 뼈아픈 역사를 형상화한 작품을 보면서 ‘더 이상의 아픔은 이 땅에서 없어야 한다’는 역사적 공감대를 이뤄냈다. 이 전시는 청주문화관 3·4 전시실에서 20일까지 계속된다.

이번 충북예술교류의 하이라이트는 이날 오후 3시 청주예술의 전당 소공연장에서 마련한 제주·충북 문화예술한마당 통일판굿 ‘가세, 함께 가세’.

일제시대 해방전 공간을 보여주는 영상을 배경으로 풍물굿과 ‘해방의 노래’가 펼쳐졌고, ‘4·3’과 ‘노근리’의 역사를 함축적으로 보여준 문무병의 ‘마라도연가’와 김하돈의 ‘막지나루’ 시낭송과 연극, 분단의 아픔을 묘사한 춤사위, 억울한 넋을 위무하는 진혼굿, 건강한 우리의 노래와 통일을 염원하는 예술인들의 간절한 염원이 어우러진 신명한 통일판굿이었다. 놀이패 한라산, 민요패 소리왓, 노래빛 사월, 풍물굿패 신나락, 노래모임 민들레의 노래, 민족춤패 너울 등 제주·충북 민예총 회원 단체 10개 연희패가 어우러져 펼친 화합의 무대여서 섬과 내륙 예술인들의 만남을 값지게 했다.

이튿날인 18일에는 동학전적지인 충북 보은군 장내리와 6·25 당시 미군에 의해 자행된 민간인 학살현장인 충북 영동 ‘노근리 쌍굴’등 역사순례 행사가 마련됐다. 동학과 노근리 역사현장을 찾은 제주와 충북예술인들은 동학과 노근리를 통해 제주4·3을 떠올렸다.

100년 전 ‘척양척왜 보국안민의 깃발’을 내걸고 장내리 벌판에 몰려든 4만∼5만의 민중들의 함성을 들었고, 미군들에 의해 무차별하게 학살된 우리의 형제·누나·부모 등의 억울한 죽음을 노근리쌍굴에 남긴 탄환 흔적을 통해 생생하게 체험했다. 정공철 심방은 “총탄에 맞아 죽은 원통한 영령들은 원한을 다 벗고, 남북이 하나되는 조국통일을 도와달라”고 염원했다.

이밖에도 이번 교류에는 충북민예총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청년 단재’공연 관람, 제주·충북 예술인대회 등도 열려 제주와 충북 예술인들의 연대해 문화예술의 새 지평을 열어나갈 것을 다짐했다. 내년에는 제주에서 제주와 충북 예술인들이 만난다.<충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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