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토론회…"오름·곶자왈 등 지형적 특성 미반영"
수종갱신으로 급격한 생태계 변화 초래 우려 제기도

산림청이 작성한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매뉴얼이 오름·곶자왈 등 제주의 지형적 특성이 반영되지 않아 효과적인 방제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제주도는 28일 설문대여성문화센터에서 2차방제 고사목 제거 완료에 따른 '소나무 재선충병 방제 발전 방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김정순 ㈔곶자왈사람들 사무처장은 "곶자왈이라는 지질·생태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산림청이 작성한 획일적인 매뉴얼에 따라 방제 작업을 실시하면서 생태계가 훼손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현재 방제시스템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원학 제주생태환경교육연구소장은 "저지오름에 방제 장비를 투입하기 위한 나선형 작업로가 만들어졌다"며 "고사목을 제거해 경관을 살리기 위한 방제 작업이 오히려 경관을 망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제주의 지형적 특성을 감안한 방제 매뉴얼의 세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찬수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장은 "오름과 곶자왈 등 방제 여건이 까다로운 지역은 현재의 매뉴얼로 한계가 있다"며 "지역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방제 매뉴얼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와 함께 김동순 제주대학교 교수는 "한 번에 나무를 모두 베어버리는 급격한 생태계 변화는 환경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며 "단계적으로 수종을 갱신해야 한다"며 제주도가 3차방제부터 추진하는 수종갱신에 대한 개선도 요구됐다.

또 제주도가 계획중인 황칠나무로는 숲의 기능을 수행할 수 없기 때문에 녹나무 등 제주고유 수종으로 갱신, 경관과 숲의 기능을 모두 회복해야 한다는 주문도 제기됐다.

한편 제주도내 소나무숲 면적 1만6284㏊ 가운데 고사목 발생면적은 7088㏊로, 전체의 43%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강승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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