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 예산 절반가량 연예인 섭외비
청년들 목소리 대변 다른 대학과 대조

▲ 제주대학교 아라대동제의 예산 절반 가까이가 연예인 섭외 비용으로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지난 27일 열린 제주대 축제 모습. 김동일 기자
대학 문화의 꽃이라고 불리는 대학 축제가 연예인 공연장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제주대학교 아라대동제 예산의 절반 가까이가 연예인 섭외비용으로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28일 제주대에 따르면 올해 축제 예산은 총 1억8000여만원으로 이 가운데 가수 등을 초청하는데 8500만원(47%)을 썼다.
 
이는 지난해 축제 전체예산 2억2000여만원 가운데 7600만원(35%)과 비교했을 때 전체 예산에서 연예인 섭외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8%p 늘어난 수치다.
 
앞서 제주대 총학생회는 이번 축제를 대학생·도민·관광객 등 제주도 전체를 하나로 묶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대학생들이 기획한 축제가 유명 연예인 공연 및 주점 운영 위주로 운영되면서 기성세대의 축제를 답습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반면 다른 대학들은 대학축제를 '청년들의 목소리를 내는 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서울대, 고려대, 한양대는 일회성 공연 위주가 아닌 '열정페이', '갑질', '삼포세대' 등으로 대표되는 청년들의 현실을 축제에 반영, '단순 흥행'이 아닌 축제의 '내실'을 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게다가 27일 특정 가수의 공연이 끝난 후 귀가하기 위해 수많은 인파가 한꺼번에 대운동장 입구로 몰리면서 아찔한 상황이 연출되는 등 안전 문제에 대한 우려도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제주대도 유명 연예인 공연 일변이 아닌 모든 대학 구성원들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축제를 모색해야 한다는 주문이 제기되고 있다.
 
가족과 함께 축제장을 방문한 진모씨(36)는 "부푼 기대를 가지고 축제장을 찾았지만 주 행사장에서는 연예인 공연과 주점만 가득했다"며 "대학생들의 진솔한 삶과 고민을 드러내고 공감할 수 있는 자리가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제주대 관계자는 "도서지역 특성상 유명 연예인을 섭외하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을 감수할 수 밖에 없다"며 "안전문제는 총학생회와 협의를 통해 각별히 신경쓰겠다"고 말했다. 김동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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