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올해산 첫 마늘수매 현장을 가다

▲ 28일 서귀포시 대정읍 일과리 대정농협 농산물유통센터에서 올해 첫 마늘수매가 진행됐다. 김지석 기자
28일 대정농협 농산물유통센터서 진행 
성숙기 많은 비 내려 수확량 줄어 근심

"올해 마늘 수매 가격이 지난해보다 오르긴 했지만 봄에 많은 비가 내려 품질이 떨어지고 수확량도 줄어 걱정입니다"

올해 첫 마늘 수매가 이뤄진 28일 서귀포시 대정읍 일과리 대정농협 농산물유통센터.

유통센터 입구에서부터 도로까지 올 한해 지은 마늘을 실은 화물차량들이 줄을 이었다.

마늘 농가들은 농협 직원들이 '마늘 수매 표준 규격표'에 따라 등급을 정하는 선별검사를 걱정 어린 눈으로 지켜봤다.

올해 수매가격은 크기 5㎝ 이상 상품 기준으로 1㎏당 2500원으로 지난해 1750원보다 750원(42.8%)가 올랐지만 마늘이 굵어지는 시기에 때아닌 많은 비가 내리면서 마늘이 제대로 여물지 못해 예년보다 품질이 떨어지고 수확량도 줄었기 때문이다.

농협직원으로부터 올 한해 마늘농사의 성적표를 받은 농민들은 전자저울을 거쳐 컨테이너로 마늘을 옮겨 담았다.

일과리에서 마늘농사를 하는 김선화 할머니(75·여)는 "수매가격이 올랐지만 일당과 농약가격 모두 올라 남는 게 없다"며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라며 하소연했다.

화물차에 마늘을 한가득 싣고 온 조태일 할아버지(82)는 "올해 마늘농사는 흉작"이라며 "품질도 떨어지고 수확량도 줄어 농사지을 의욕이 안 생긴다"고 푸념했다.

혼자 마늘농사를 짓고 있는 강선자 할머니(70·여)도 "봄에 많은 비가 내려 마늘 품질이 예년보다 못하다"며 "수매 가격이 올랐다고는 하지만 수확량이 적어 지역 농가마다 돈줄이 막히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한해 농사의 결실을 맛봐야 하는 순간이지만 이날 마늘 수매현장에는 농민들의 웃음소리 대신 한숨 소리가 가득했다.

이창철 대정농협 조합장은 "지난해 마늘 수매가격이 좋지 않아 지역 농가들이 어려움을 겪은 만큼 올해에는 마늘 상품 수매가격을 올렸다"며 "마늘 작황도 초기에는 좋았지만 수확 시기에 비 날씨가 이어지면서 품질이 다소 떨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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