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옥희 남원중학교 교장

학교는 어떻게 교실 수업을 바꿀 것인가에 몸부림치고 있다. 아이들이 행복한 학교, 학교 교육의 신뢰를 교실 수업에 기초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5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학생의 학교생활 만족도 중 '교육방법'에 대한 만족도는 46.7%로 나타나고 있다. 2012년 41.2%에 비하면 다소 높게 나타나고 있으나 여전히 '교육방법'에 대한 만족도는 절반 이하로 나타나고 있어 교실 수업 개선이 절실히 필요함을 알 수 있다.
 
지난 2000년 제7차 교육과정이 도입되면서 '교수'에서 '학습'으로의 패러다임의 전환을 요구했다. 학생 중심의 교육과정, 어떻게 학습되어지는가에 초점을 둔 교수·학습 방법 개선 등이 바로 주된 관심사였다. 그 후 협동학습, 탐구학습, 문제중심학습 등 다양한 교수·학습 방법이 소개됐다. 최근에는 '배움' 중심의 수업이 화두가 되면서 협력학습을 기본으로 한 거꾸로 교실, 하브루타 수업, 배움의 공동체 수업 등이 선생님들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거꾸로 교실'이라고 하는 '플립트 클래스룸'(Flipped Classroom)은 영어로는 '뒤집다'라는 의미의 '플립드'(flipped)와 교실을 일컫는 '클래스룸'(classroom)이 합쳐진 것이다. 교사들이 만든 10분 안팎의 동영상 강의를 학생들은 미리 듣고 와서 수업 중에는 학생들이 주체가 돼 토론이나 과제를 수행하는 활동 중심의 수업을 말한다. '하브루타 수업'은 짝을 지어 질문하고 대화하며 토론하는 방식이다. '배움의 공동체 수업'은 모둠 수업을 통해 학생 간, 학생과 교사 간 소통하고 함께 배우면서 성장해 나가도록 하는 것이다.
 
교실 수업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가. 우선 교육과정을 디자인해야 한다. 교육과정을 디자인한다는 것은 교과의 학년 배정과 시수, 블록 타임 등 운영 방법과 교과 간 융합을 고려한 편성, 학습자 특성을 고려한 교육 내용의 재구성 등의 총합적인 교육설계를 의미한다. 교과 담당교사들이 교육과정 편성에 직접 참여해 담당 과목을 어느 학년에 몇 시간 배당하고, 수업은 한 시간 단위로 운영할 것인지, 블록 타임으로 운영할 것인지 등 학교단위 교육과정 운영에 대한 소통과 준비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본다. 교육과정을 디자인하고 실행에 옮기는 것이 수업이다. 따라서 교사에게 교육과정을 디자인하는 일은 교사의 전문성 중 가장 우선돼야 할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둘째, '교과서'라는 틀에서 벗어나는 일이다. 수업 방법을 다양하게 하면 진도를 맞출 수 없다는 이야기를 흔히 한다. 교과서 내용을 학습자 수준에 맞게 어떻게 재구성해 가르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교과서라는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교실 수업 개선은 불가능한 일이다. 교과서 내용을 모두 알려 주어야 한다는 의무감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교사는 교과에 따라, 단원에 따라, 학습자 특성에 따라 교육내용을 재구성하고 다양한 수업 방법을 적용할 수 있는 교육 방법 전문가가 돼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공감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수업이다. 어떤 수업 방법을 도입할지라도 학생들과 감정을 나누고 신뢰할 수 있는 수업 분위기가 마련돼야 한다. 교실에서 이뤄지는 한 시간 수업이 우리 학급 전체 학생을 위해서가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한 수업으로 교사와 학생이 공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짝짝짝…' 수업에 흥미도 없고 거의 매 시간 엎드려 잠을 자던 학생이 수업을 마친 선생님을 향해 자신도 모르게 박수를 보냈다는 어느 학생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선생님의 열정, 학생들과의 공감과 신뢰가 어떤 수업 방법보다 강한 메시지를 줄 수 있을 것이다. 수업이 끝난 후 모든 교실에서 박수소리가 울려 퍼져 나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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