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 분석…"통화보다 재정 정책이 경기부양에 효과적"
"재정건전성 악화 피하려면 일회성, 대규모 집행이 바람직"

저성장, 저물가, 수출 부진이라는 악재를 만난 한국 경제가 현 위기에서 벗어나는 데는 통화정책보다는 재정정책이 한층 효과적인 해법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7일 '적극적 경기부양 노력이면 성장률 3% 가능하다'라는 보고서에서 "재정확대는 경기부양에 직접적인 효과가 있다"며 "국가채무도 적은 상태여서 정부가 정책을 집행할 여력 또한 충분하다"고 밝혔다.
 
이 실장은 올 하반기의 한국 경제는 저성장, 저물가 기조가 장기화하고 엔화나 유로화에 견준 원화 강세로 수출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은행,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3%대로 예상했지만 지금 추세대로라면 3% 성장률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실장은 "저성장, 저물가 기조를 끊고 경제 활력을 찾으려면 확장적 경제정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통화정책보다는 재정정책이 경제성장을 이끌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실장은 "지난해 8월 이후 3차례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소비, 투자 개선 효과는 미미하다"며 "가계부채 급증에 따른 원리금 상환 부담 증가로 소비가 제약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 1분기 가계부채, 가계소득 증가율은 각각 7.3%, 2.6%였다.
 
부채가 소득보다 3배 가까이 가파르게 증가해 소비심리를 자극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실장은 2003년 카드사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에도 정부가 대규모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경기 회복에 직접적인 효과를 거둔 바 있다며 재정정책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연구원이 자체 추정한 재정지출 승수는 0.498다. 정부 지출을 100원 늘리면 국민소득은 49.8원 늘어난다는 뜻이다.  
 
그는 "경기 대응책으로 추경을 편성하면 경제 성장률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며 "2014년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35.7%로 OECD 평균인 75.1%보다 현저히 낮아 재정정책 여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확장적 재정정책이 만성화되면 중장기적으로 재정건전성이 악화할 수 있기 때문에 일회성으로, 대규모로 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이 실장은 적극적인 경기 부양책이 뒷받침되면 올해 경제성장률 3%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재정을 조기집행하고 추경을 편성해 경제성장 잠재력이 훼손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며 "기준금리 인하는 자제하되 돈이 필요한 실물 부문에 자금을 지원할 수 있도록 금융중개지원제도를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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