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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해결사' 인식 여전…자치입법 역량 강화 급선무[창의와 도전으로 더 큰 제주 지방자치 미래를 말한다] 6. 의정 역할과 과제
김경필 기자
입력 2015-06-17 (수) 18:29:59 | 승인 2015-06-17 (수) 18:32:28 | 최종수정 2015-06-17 (수) 20:42:34
   
 
  ▲ 2014년 7월1일 제10대 제주특별자치도의회 개원식이 끝난 후 구성지 의장과 도의원, 원희룡 도지사, 이석문 교육감 등이 의회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1991년 지방자치 부활 계기 도의회 기능 대폭 강화
정책자문위원·인사청문 도입…의원연구모임 두각
행정·주민 가교역할 지역발전 새 모델 제시 요구

지방의회는 지방자치의 꽃으로 불린다. 지난 1949년 지방자치법 시행에 따라 1952년 제주도의회가 개원했지만 5·16쿠데타로 해산됐다. 그러다 1980년대 민주화 항쟁으로 도의회가 다시 구성되면서 본격적인 지방자치시대를 알렸다. 특히 2006년 제주특별자치도의회가 문을 열면서 도의회 기능이 대폭 강화됐다. 의원 정수 증원과 정책자문위원제 및 공공기관장 인사청문회 도입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아직도 도의회를 민원해결사 수준으로 인식하는 도민들이 적잖은 실정이다. 주민을 대표해 정책을 개발하고 제주특별자치도에 걸맞은 자치입법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도의회 기능 대폭 강화

제주지방자치가 빛을 발하기 시작한 것은 1961년 5·16쿠데타로 해산됐던 제주도의회가 1991년 7월 다시 구성되면서부터다.

1952년 5월부터 5·16쿠데타 이전까지도 도의회가 운영되기는 했지만 자치의식이 높지 않았다. 고구마 가격 협상, 출가 제주해녀 보호, 제주읍 시승격 정부 건의 등 도의회 활동이 제한적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지방자치가 부활한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도민 의사를 존중하는 대의의정이 도의회 의정방침으로 채택되고 수도관 이설과 지하수 이용허가, 제주국제공항 조기이설, 개발제한구역 조정, 유원지개발 반대 결의 등 정책결정에 참여하게 됐다.

또 행정사무감사를 통해 집행부를 견제하고 제주도장애인회관 신축공사와 제주세계섬문화축제에 대한 행정사무조사 등을 실시하기도 했다.

특히 2006년 7월 제주특별자치도의회가 출범하면서 도의회 기능도 대폭 강화됐다. 기초의회인 시·군의회가 폐지됨에 따라 도의회 의원정수가 지역구 29명, 비례대표 7명, 교육의원 5명 등 41명으로 증원됐다.

교육의원의 경우 전국 최초로 주민 직선으로 선출하게 되면서 다른 시·도에 비해 교육자치권이 강화됐다.
이와 함께 조례 제정이나 개정, 예산 및 결산심사, 행정사무감사 등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정책자문위원제가 도입됐다.

또 제주특별법에 따라 부지사와 감사위원장에 대한 도의회 인사청문회가 도입됐고, 최근에는 행정시장 등 공공기관장에 대한 인사청문회까지 시행하는 등 활동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 5·16쿠데타로 중단된 지방자치가 30년만에 부활하면서 1991년 제4대 도의회가 출범, 현판식을 가졌다.  
 

△의원연구모임 운영 활성화

제주특별자치도의회가 출범한 이후 괄목할만한 성과는 의원연구모임이 활성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도의회 의원들로 구성된 의원연구모임은 2006년 10월과 11월에 구성된 제주미래전략산업연구회와 법제도개선연구회 등 2개 연구회로 출발했다.

의원연구모임은 지역현안과 관련한 중요 정책과제를 발굴하고 연구 및 토론 등을 통해 정책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결성됐다.

2010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 기후변화대응발전연구회, 지방재정연구회, 제주교육발전연구회, 제주복지공동체포럼, 제주교통문제연구회 등 분야별 연구모임이 추가로 구성되면서 현재 11개 의원연구모임이 운영되고 있다.

의원연구모임은 정책토론회와 간담회, 특강 등을 수시로 개최, 지역현안에 대한 과제를 발굴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밖에 공정한 직무수행과 건전한 공직수행을 위한 의원 행동강령 조례를 제정해 시행하는 등 도민 신뢰를 얻기 위한 시도도 병행하고 있다.

△자치입법 역량 한계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출범 이후 의정 역량이 강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도 민원해결사 수준으로 인식되는 것이 현실이다. 제주특별자치도에 걸맞은 자치입법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도의회가 집계한 안건 처리현황에 따르면 2010년 7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제9대 도의회 조례 제안건수는 260건으로 같은 기간 집행부 조례 제출건수 347건을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의회 기능 강화에도 불구하고 조례 제·개정이 집행부 주도로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불필요한 규제를 정비하거나 상위법과 상충되는 제도를 개선하는 역할 역시 집행부가 주도하고 있다.

때문에 의원 보좌관제 도입과 정책자문위원 확충 등을 위한 법률 개정안이 발의되거나 논의되고 있지만 정부부처의 반대 등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결국 현행 체제 하에서 의원 스스로 전문성 강화를 위한 자구노력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또 도의회가 집행부의 부족한 부분을 충족시키고 지역발전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하며, 지역주민 의견이 제주도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도의회가 가교역할을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방자치의 한축...주민 위한 조례 제정해야"

   
 
     
 
강주영 제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제주도의회가 지방자치의 중심축이 되기 위해서는 자치입법 역량강화가 필요하다"

강주영 제주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제주도의회가 국회처럼 하나의 권력기관으로 생각하는 것은 지방의회의 역할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지방의회는 행정부를 견제하는 역할도 있지만 행정부가 놓치기 쉬운 주민밀착형 현안을 발굴하고 이슈화해 정책에 반영되도록 하는 또 하나의 행정기구의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교수는 "특별자치도 출범으로 제주도의회는 타 지방의회와 달리 자치입법권이 대폭 강화됐다"며 "하지만 특별법이 제주도의회에 부여하고 있는 권한을 선도·독자적으로 활용, 조례 제정 등 제대로 반영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일각에서는 도의원들이 발의하는 조례가 행정기관이 제정하는 조례보다 질이 떨어지고 상위법을 위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며 "도의원 입법을 매뉴얼화하고 대학 또는 전문기관 등의 의견을 수렴하는 등 자치입법 역량을 축적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강 교수는 "지방의회의 가장 큰 역량은 행정부 견제도 있지만 자치법규를 세밀하고 정밀하게 만들어 내는 것"이라며 "자치입법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않으면 도의회 스스로가 권위를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밖에도 "도의원들의 기초적인 윤리문제는 도의회 스스로가 정화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며 "도민들은 4년마다 실시되는 선거 이외에는 사실상 도의원들을 견제할 수 있는 방안이 없기 때문에 도의회의 자정노력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김경필 기자  kkp203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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