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포커스] 메르스 공포를 이기자

▲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확산되면서 관광객이 많이 찾는 서귀포 매일올레시장 중앙공영주차장 직원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소독제를 비치하는 등 감염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지석 기자
19~21일 관광객 8만9397명 전년대비 20% 급감
각종 행사 연기…박물관·대형공연장 등 한산
대책본부 긴급 방역체제 돌입…22~24일 고비

지난 5∼8일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판정을 받은 40대 남성이 제주를 다녀간 사실이 확인되면서 도민은 물론 관광객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제주를 찾는 국내 관광객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제주와 중화권을 잇는 항공노선이 끊기고 크루즈선사마저 제주기항을 취소, 관광업계에 적잖은 타격을 주고 있다. 여기에다 박물관과 미술관, 공연장을 찾는 발길이 줄어드는 등 문화계 역시 침체기를 맞고 있는 실정이다.

△관광객 급감 업계 직격탄

21일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 19일 관광객 3만2872명에 이어 20일 관광객 3만2525명, 21일 2만4000명(잠정) 등 3일간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8만939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1만2282명보다 20.3%(2만2885명) 급감했다.

22일 상하이를 출발해 제주에 입항할 예정이던 13만8000t급 '마리너 오브 더 씨즈'호가 일정을 취소했고, 지난달까지 90% 수준이던 제주-김포 노선 항공기 탑승률도 40~50%로 반토막 났다.

제주와 중화권을 잇는 제주직항노선도 줄줄이 끊기고 있다.

동방항공·남방항공 등 12개 외항사와 진에어 등 3개 국적사들은 현재 정기 22개 노선과 부정기 10개 노선 등 27개 노선에 대해 짧게는 이달말부터 길게는 내달 30일까지 운항을 취소했다.

전세버스와 렌터카는 예약률은 각각 5~15%, 30~40%, 숙박업소의 예약률은 펜션 35~45%, 호텔 50~60%로 낮아진 가운데 제주관광상품 예약취소가 더 늘어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공연 무더기 취소 문화계 침체
메르스 확진 환자의 제주여행 소식으로 도내 문화계 역시 침체되는 분위기다.

21일 주말인데도 도내 영화관이 한산한 분위기를 연출했고, 박물관·미술관·대형공연장의 사정 역시 마찬가지다.

제주도립미술관의 경우 141번 메르스 환자가 내도 사실이 알려지면서 방문객이 17일 361명에서 18일 100명으로 급감했다. 자연사박물관도 지난 19일 관람객은 423명에 그쳤다. 지난해 6월20일 방문객 2672명과 비교해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또 제24회 청소년연극제가 무기한 연기됐으며, 문예회관 대극장 공연 14건 가운데 5건도 연기됐다.

△이번주 메르스 최대 고비

제주도 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메르스 확진판정을 받은 141번 환자의 동선을 공개, 접촉 가능성이 높은 주민들에게 신고를 당부하고 긴급 방역체제에 돌입하는 등 바짝 긴장하고 있다.

또 141번 환자와 접촉했던 도내 호텔·식당·관광지 직원 등 179명을 확인, 자가격리(56명)·능동감시(123명)의 조치를 취했다.

도민들의 심리적 안정으로 위해 자가격리 기간은 26일까지, 능동감시 기간은 30일까지로 정했다. 메르스 잠복기(14일)보다 각각 3일, 7일 연장한 것이다.

이들 중 메르스 양성반응을 보인 접촉자는 21일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도민들의 불안심리는 확산되고 있다. 도 메르스관리대책본부에 따르면 141번 확진환자의 제주관광 소식이 발표된 18일 오전부터 메르스 의심상담 및 신고 접수건수가 급증했다. 18∼19일 메르스 검사 접수건은 25건으로, 메르스 감염 의심신고를 처음 받은 날부터 17일까지 1일 평균 2.6건과 비교해 10배 가량 늘었다.

도는 22∼24일 도내에서 메르스 환자가 나타나지 않을 경우 청정지역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이달 말까지 추이를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오늘(22일)로 정부가 공식 제시한 매뉴얼상의 메르스 잠복기(14일)가 종료되지만 대응조치 강화 차원에서 오는 30일까지 모니터링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배종면 제주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

"중동호흡기증후군이 의심되면 반드시 보건당국에 신고하고, 일상생활에서 손씻기 등 개인위생 관리에 철저를 기해야 한다"

배종면 제주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교수(제주도 메르스민간역학조사지원단장)는 "141번 메르스 환자의 동선이 제주도청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됐다"며 "이 환자와 접촉이 가능했던 시간과 장소에 같이 있었다는 것을 전제로 발열 등 메르스 의심증상이 있는 도민 등은 반드시 보건당국에 알려 달라"고 당부했다.

배 교수는 또 "손씻기 등 개인위생 관리와 함께 기침할 때 손수건 등으로 가리기 등 일상생활에서의 메르스 예방수칙을 지켜야 한다"며 "기침을 자주하거나 호흡기 질환이 있는 도민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병문안 등 병원방문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배 교수는 141번 환자가 제주여행 기간 동안 메르스 감염원으로서의 역할을 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강조했다.

그는 "메르스 환자가 증상이 나타나기 전인 잠복기에는 감염원으로서의 역할을 하지 않는다"며 "배우자 진술에 근거한다면 141번 환자는 잠복기에 제주를 여행했고, 그 기간 동안 메르스 증상은 없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배 교수는 "특히 141번 환자와 가장 밀접하게 접촉했던 배우자를 비롯해 일행 11명 모두 검사결과 음성판정이 나왔다"며 "잠복기가 끝나는 22일 이후 도내에서 메르스 환자가 발생하지 않으면 제주는 청정지역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또 "제주도가 141번 환자와 관련 밀접접촉자 격리기간을 통상적인 기간보다 긴 26일까지로 하는 것은 도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차원이라고 보면된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