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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지콘테스트 입상작-초등부 우수 오라교
고현영
입력 2001-11-20 (화) 20:24:53 | 승인 2001-11-20 (화) 20:24:53 | 최종수정 (화)
   
 
  ▲ 오라초등학교 어린이들이 직접 만든 환경문집 「신비한 자연의 소리를 찾아서」를 손에 들고 활짝 웃고 있다.<김영학 기자>  
 


천사는 누구를 닮지도 않았다. 스스로의 모습에서 순수함을 먹고 사는 아기 천사들, 그들이 바로 우리 미래의 꿈나무다.

드넓은 바다의 정기가 하나도 두렵지 않은 아이들. 천진함으로 온통 물들여져 있는 아이들.

바로 오라초등학교를 들어서는 순간 학생들을 만나면서 느낄 수 있는 첫 인상이다.

운동장의 크기가 작아 맘껏 뛰놀 수는 없지만 교무실 앞 능선을 따라 작게 마련된 동산을 벗삼아 자연을 품은 이곳 아이들은 여름 내 햇빛에 그을린 탓인지 시커멓다. 하지만 웃는 얼굴 뒤로 보이는 새하얀 이가 유난히 빛나 보인다.

다른 학교와는 색달리 환경문집 「신비한 자연의 소리를 찾아서」를 발간한 오라교 이 아이들의 숨겨진 비밀을 찾아가 본다.

# 자연은 우리의 교실

“우리 학교는 작은 학교/하지만 나는 우리 학교가 좋아요/우리 학교 나무는 향나무/향기 가득한 향나무/우리 학교 꽃은 금잔화/우리 학교 자랑은 1등 하는 탁구/‘우리학교’(김재윤·1학년 개나리반)”

짧은 글귀에서 느낄 수 있듯이 오라교는 시내권에 있지만 어느 시골에 위치한 학교만큼이나 작고 아담하다. 전교생이고 해봐야 한 학년에 한 학급, 전체 6학급에 141명이다.

서로의 이름은 무엇인지 어느 집에 사는 지도 다 꿰뚫고 있을 정도로 전교생이 이웃사촌 수준이나 다름없다.

그래서 그런지 오라교 환경문집 「신비한 자연의…」제작에 참여한 문예부원들을 찾아보기가 그렇게 어려울 수가 없다. 141명 전원이 필진이기 때문이다.

오라교 홍성오 교장이 추구하는 이념도 단 하나다. 아이들에게만큼은 주입식 학습보다 전통문화와 자연환경을 체험하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지난 99년부터는 체계적인 환경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2000년부터는 오라오름탐사대를 발족시켜 전교생이 참가해 교육공동체의 교육이념을 활성화하고 있다.

# 낙오자 없이 끈기 있는 아이들

오드싱오름·윗세오름·물영아리오름·열안지오름·체오름 등 오라교 아이들이 오른 오름을 꼽으려 해도 손가락이 모자랄 판이다.

1학년에서 6학년까지 함께 움직이면 어느 군부대의 한 소대가 움직이는 것과 마찬가지로 한무리가 되지만 아이들은 선후배간 손을 꼭 잡고 함께 체험하는데 여념없다.

이번에 발간된 A4 크기의 「신비한 자연의…」문집에도 수없는 아이들의 체험학습 보고서와 체험수기·동시 등이 수록돼 있다.

학교 내에서 공부하는 것보다 자연과 접해보고 느껴보는 자연친화교육에 친숙해져 있는 아이들이라 짧은 글귀에서 자연의 생생함이 전달됨을 쉽게 알 수 있다.

지역주민들도 대부분이 오라교 졸업생들이라 학교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시골인심이 그렇듯 학교를 찾아 자원봉사를 하는 것에서부터 어린이집에 아이를 맘놓고 맡겨놓은 듯 선생님들과의 친분도 여느 학교와는 다른 모습이다.

5학년 담임 강명지 교사(25)는 “문집을 준비하며 어른인 우리들이 함께 오르면서도 힘든 곳이 많았지만 낙오자 없이 따라오는 아이들을 보며 부끄러운 마음이 들 정도로 대견하고 뿌듯했다”고 말했다.

# 동심이 살아숨쉰다

오라교 아이들은 물영아리오름의 마지막 등반자들이다. 지금은 습지보호지역으로 등반이 금지돼 있어 그 곳의 자연모습을 볼 수는 없지만 순진무구한 이 아이들은 마지막 그 감동을 잊지 못하고 있다.

김재은(6학년) 학생은 “오름을 오르면서 힘든 점이 많았지만 정상에 올랐을 때의 뿌듯함은 무엇이든 노력하면 못 이룰게 없다는 마음을 갖게 한다”고 말한다.

교문을 들어서면 오른쪽에 땅을 버팀목으로 든든히 서 있는 은행나무가 오늘도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을 머금고 노란빛으로 물들어 간다.

고현영  hyko@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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