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제주군이 제주의 개벽신화를 간직한 혼인지 정비사업에 8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지만 정작 혼인지의 관련 유적은 소홀히 하고 있다.

 남군은 지방기념물 제17호로 지정된 성산읍 온평리의 혼인지 정비사업을 목적으로 지난해까지 3억원을 투입한데 이어 올해도 1억3600만원을 들여 토지를 매입할 계획이다.

 또 내년 이후에는 모두 79억여원이 연차적으로 투입돼 주차장과 화장실,관리사무소·관리실 신축등 주요 시설물을 갖추게 된다.

 하지만 온평리 해안가에 놓여진 ‘연혼포’비석의 관리에는 아예 손을 놓았다.

 ‘연혼포’는 제주의 신화중 벽랑국 3공주가 동쪽 바다 위에서 떠내려와 이 해안가에서 제주의 삼신(三神)인 고·량·부(高·梁·夫)를 만났다는 전설이 깃들어있다.삼신인은 이 곳에서 만난 세 공주와 혼인식을 올린 지역이 혼인지이다.

 현재 ‘연혼포’비석 일대에는 생활쓰레기가 널려져있고 설명서조차 없어 이 곳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궁금증만을 주고 있다.

 이처럼 혼인지 사업에 수십억원의 예산투입을 계획하는 남군이 정작 연계성있는 유적의 활용에 대해선 무감각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대해 남군 관계자는 “‘연혼포’비석은 92년 삼성재단에서 건립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활용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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