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경모 한의사·제민일보 한의학자문위원

7월, 여름이 시작됐다. 날씨가 덥다 보면 에어컨과 같은 냉방기기를 가까이 하게 된다. 냉방병이란 냉방을 하고 있는 실내와 외부 온도차가 5도 이상 지속되는 환경에서 생활할 때 나타나는 몸의 이상증상을 지칭한다. 특히 냉방 환경에서 오래 근무하는 직장인들에게서 볼 수 있다.  
 
여름인데도 추위를 느끼고 감기에 걸린 듯 하며, 두통을 호소하고 위장기능의 저하로 인하 변비, 설사 복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냉방으로 인해 체내에서는 열을 보충하기 위해 계속 열을 생산 하므로 쉬게 피로하고 의욕이 떨어지게 된다. 여성의 경우 수족냉증을 호소하고 생리통이 심해 질 수 있다.
 
한의학에서 여름의 우리 몸 상태를 우물과 같은 상태로 비유한다. 더운 여름에도 우물물은 차고 겨울에는 따뜻하다. 우리 몸 내부도 여름에는 속이 차가워지고 겨울에는 따뜻해진다. 그래서 선조들은 '이열치열(以熱治熱)'의 원리로 차가운 위장을 달래주기 위해 여름에 삼계탕을 즐겼다. 
 
한방에서는 식욕부진, 소화불량, 복통, 설사 등의 위장증상이 심하게 나타나는 경우에는 비위기운을 강화시키는 청서익기탕 계통의 한약을 처방하고 감기기운과 같은 오한, 발열, 두통, 관절통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폐의 기운을 강화하고 냉기를 쫓아내는 패독산 계통의 한약을 통해 냉방병을 치료한다.
 
예방법은 실내외의 온도차를 5도 이내로 유지하고 에어컨이 장시간 켜져 있는 실내에서 생활한다면 찬바람에 직접 노출 되지 않도록 긴소매를 입도록 하며 실내를 자주 환기시키도록 한다. 족욕이나 좌욕, 조깅 등은 냉방병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된다. 
 
평소에 차가운 음식은 피하고 대추, 인삼, 생강, 계피와 같은 따뜻한 성질의 차를 즐겨 마시면 여름철 몸을 건강하게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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