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창의와 도전의 더 큰 제주]4. 지역경제 성적표

GRDP 성장세-관광·부동산 호황 이어져
급속한 '중국화' 우려 내국인 반발 목소리
내실 부족 반성·대응력 제고방안 등 시급
 
제주 경제의 '지난 1년'성적표는 양호하다.
 
지난해 제주 경제는 지역총생산(GRDP) 기준으로 전년 대비 3.2%나 성장했다. '중국'을 중심으로 한 서비스업종과 부동산 호황을 등에 업은 건설업종이 이를 주도했다. 여기에 '이전기업 효과'가 보태지며 올해는 4.5%(제주발전연구원)에서 7.4%(한국은행 제주본부)성장이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왔다. 순유입인구 역시 최근 3년간 증가폭을 키우며 '지역 성장'의 지표가 되고 있다. 부동산 경기 역시 전국 상위권을 고수하고 있다. 공시지가가 오르는 것은 물론이고 부동산 거래 역시 활발해 졌다. 경매 시장에서 낙찰가율 기록을 몇 차례씩 경신하는 등 '핫플레이스(hot place)'로 떠올랐다.

중심에는 관광산업이 있다. 지난해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1227만 3917명으로 2년 연속 '1200만명'을 넘어섰다. 이중 외국인 관광객이 320만명으로 관련 집계 후 첫 '300만'돌파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는 지역 상권에도 영향을 미쳤다. 화장품 등 중국인 관광객들에게 반응에 따라 업종 변경이 활발해 졌고, 중국 단체 관광객을 겨냥한 숙박시설과 음식점도 잇따라 문을 열었다. 일자리 수도 늘어나면서 지난해 66.6%로 전국 최고 수준을 고수했던 지역 고용률은 꾸준히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도민 '삶의 질'은 오히려 '후퇴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대부분 관광수익이 면세점에 집중되면서 지역 상권은 상대적 소외와 더불어 '상생'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관광객 증가에 맞춘 급속한 '중국화'가 내국인 등의 반발을 사는 일도 늘었다.

잇딴 시장 개방과 수급 불안정은 1차 산업이 위기감을 고조시켰고 여기에 농지·감귤 등 지역 공감을 충분히 얻지 못한 '농업정책'은 도정에 대한 불신을 키우는 요인이 됐다.

부동산 호황 역시 요란한 '소리'와 달리 정작 농지를 필요로 하는 농업인이나 집 없는 도민들의 경제적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 버블이 가라앉은 충격 역시 도민 몫으로 남겨질 공산이 크다.

고용률의 상당 부분을 '나홀로 사장'등 영세 자영업자가 지탱하는 상황이나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도는 청년 실업률(6.1%) 등의 변수 역시 지역 경기 폭탄의 뇌관으로 지목됐다.

특히 지난해 세월호 사고와 올해 메르스 사태, 엔저 장기화 등 외부 충격에 취약한 구조는 지역 경기의 회복탄력성을 약화시키고 있는 등 '수치상 성장'에 휘둘리며 정작 내실을 기하지 못한데 대한 반성과 대응력 제고가 주문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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