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마케팅 파워' 수입 직결…애플뮤직와는 달라

▲ 테일러 스위프트
저작권료 지급 문제를 놓고 애플의 '항복'을 받아낸 미국 팝가수 테일러 스위프트(25)가 유독 관대하게 대하는 뮤직 플랫폼은 단 한 곳이다. 바로 유튜브다.
 
스위프트는 유튜브에서 자신의 뮤직비디오와 노래들이 무상으로 제공되고 있음에도, 유료 스트리밍 서비스 '애플뮤직'이나 '스포티파이'와는 다르게 대우한다.
 
스위프트는 지난달 21일 사회관계망서비스 텀블러에 올린 글에서 최신 앨범 '1989'를 애플이 새롭게 론칭한 음원 서비스 애플뮤직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스트리밍 서비스인 애플뮤직이 첫 시험기간인 3개월간 사용자들에게 무료로 음원을 제공하면서 뮤지션들을 비롯한 저작권자들에게는 저작권료를 지급하지 않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스위프트가 반발하자 애플은 즉각 "무료 서비스 기간에도 뮤지션들에게 로열티를 지급하겠다"고 태도를 바꿨다. 앞서 스위프트는 스트리밍 서비스의 수익 배분 문제를 놓고 1위 업체인 스포티파이와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저작권 보호를 위해서 공룡 업체들과 당당히 맞선 스위프트가 유튜브에 '이중 잣대'를 적용하는 이유는 뭘까.  
 
이 수수께끼의 해답은 유튜브의 '마케팅 파워'다. 유튜브에서 스위프트의 뮤직비디오가 무료로 제공되더라도 애플뮤직이나 스포티파이보다 훨씬 더 돈이 되기 때문이다.
 
래리 밀러 뉴욕대 교수는 12일(현지시간) 언론 인터뷰에서 "많은 나라들에서 유튜브는 음악을 홍보하고 전파하는데 유용한 플랫폼이라는 인식이 퍼져있다"면서 "지역 라디오보다 오히려 유튜브가 훨씬 영향력이 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위프트가 유튜브에 맞서지 않은 것은 마케팅이나 홍보 효과 면에서 애플뮤직이나 스포티파이보다 훨씬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유튜브의 영향력은 마케팅에서 나온다. 아티스트들의 대중 인지도를 높여주고 돈을 벌게 해주기 때문이다. 뮤직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의 가입자는 7천500만 명에 달하는 반면, 유튜브 사용자는 10억 명을 넘어선다.  
 
라디오나 순위 톱(Top)-20에서 벗어난 아티스트들의 노래가 유튜브에 노출되면 존재감을 높일 기회가 그만큼 높다는 얘기다. 
 
실제로 스위프트가 스포티파이를 떠난 뒤 1주일 만에 그녀의 뮤직비디오와 노래가 유튜브에 노출된 빈도 수는 하루 평균 1천250만 명에서 2천400만 명으로 2배 가까이로 늘었다.
 
스위프트는 유튜브 VEVO 채널에 자신의 뮤직비디오와 노래를 올리면서 순이익 2억 달러를 벌여들었다. 
 
비디오 호스팅 서비스인 유튜브 VEVO는 미국 소니뮤직 엔터테인먼트와 유니버설 뮤직 그룹, 아부다비 미디어 컴퍼니가 연합해 설립한 것으로, 2009년 12월 서비스를 시작했다.
 
유튜브는 5천만 달러를 투입해 베보가 보유한 뮤직비디오 14만여 편을 제공한다. VEVO는 4대 메이저 레코드 레이블 가운데 유니버설·소니·EMI 등 3사의 뮤직 비디오를 제공하기도 한다.  
 
VEVO라는 브랜드 값어치로 다른 유튜브에 들어가는 광고들에 비해 VEVO 채널 내 광고 가격은 높은 편이다. 광고 가격은 뷰어 수 1천 명당 0.5∼2달러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닌 게 아니라 스위프트의 최신곡 '배드 블러드'는 유튜브 베보 채널에서 2억3천여 건의 조회 수를 기록하면서 대박을 터트렸다.  
 
하지만, 유튜브의 '아성'도 그리 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유튜브에서 조만간 아티스트들이 저작권료를 요구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밀러 교수는 "현재 유튜브의 영향력이 강해 아티스트들이 침묵하고 있지만, 음원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는 유튜브가 다음 타깃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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