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연기 외과의사·제민일보 의료자문위원

목에 혹이 만져지는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은 암이 아닌가 걱정하게 된다. 목정중선에서 아래쪽 목에 만져지는 경우는 대부분 갑상선에 종양이 생긴 것이다. 
 
그보다 위쪽이라면 갑상선 보다는 선천성 기형의 일종인 갑상설관낭종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목 측면에 생겼다면 임파선이 커졌을 가능성이 높다.
 
갑상설관낭종은 태아 때 갑상선이 혀뿌리 부근에서 발생하여 점차 목 아래쪽으로 내려온 후 그 경로가 없어지지 않고 그대로 남아 그곳에 분비물이 축적돼 물혹이 생기는 선천성 기형이다.
 
대부분 소아 때 발견되나 성인이 돼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내부에 분비물이 축적됨에 따라 크기가 점차 커지기도 한다. 별다른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으나 염증을 일으키면 갑자기 커지고 통증과 열이 나고 피부가 발적되며 때로는 농이 터져 나오기도 한다. 
 
근본적 치료는 외과적 절제수술이다. 낭종은 목이긴 호리병모양으로 농이나 분비물이 차있는 낭종과 자루에 해당하는 긴 관으로 턱과 목의 경계부위에 있는 설골을 관통해 혀뿌리까지 연결돼 있다. 
수술은 전신마취를 필요로 하며 낭종과 설골을 관통해 올라가는 관까지 모두 제거해야 재발이 일어나지 않는다.
 
설골은 3개의 마디로 돼 있어 갑상설관 낭종이 관통하는 중앙부의 연골마디를 제거하거나 일부를 잘라야 그 안으로 관통하는 관을 온전히 제거할 수 있다. 
 
이 관을 길게 남으면 그 부위에 다시 분비물이 차서 낭종이 재발할 수 있다. 수술 후 재발률은 10%∼20% 정도이다. 수술 전 갑상선 종괴와 감별해야 하며 갑상선이  제 위치에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갑상선이 태아 발생과정에서 제 위치로 내려오지 않고 중간에 걸려있는 경우 갑상설관낭종으로 오인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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