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낙상에 의한 부상은 겨울 빙판길에서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인식된다. 하지만 비가 많이 내리는 장마철이나 태풍으로 폭우가 쏟아지는 빗길에서도 낙상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고령자들의 경우 근력이 약해 빗길에 방심한 사이 넘어지면, 큰 골절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아파트 입구 계단은 우산을 펴고 접는 일이 많아 비오는 날 유난히 물기가 많은 곳. 우산에 시야가 가리거나 조금만 발을 헛딛으면 바로 낙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아파트 로비에 대리석이 깔려있다면 한번 더 주의해야 한다. 발을 디딜 때 마찰력이 줄어 쉽게 미끄러질 수 있고, 곳곳에 미쳐 마르거나 닦이지 않은 물기로 인해 방심하는 순간 낙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장마철 붐비는 지하철역도 낙상 위험성이 높은 곳이다. 특히 역 입구로 바로 이어지는 에스컬레이터는 요주의 구간이다. 원래 에스컬레이터 이용 시 미끄러지고 넘어지는 사고가 많을 뿐만 아니라 비까지 오면 바닥에 물이 흥건해 더욱 미끄럽고, 우산으로 시야로 방해 받기 때문이다. 
 
보도블럭과 횡단보도 사이 철제 배수구는 방심하기 쉬운 낙상 지역이다. 특히 신발 바닥이 미끄러운 쪼리 등의 신발을 신는다면 낙상 위험은 더욱 높다. 또 하이힐을 신은 여성의 경우 배수구 사이에 구두 굽이 끼어 발목을 삐끗하거나 넘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장마철 낙상을 예방하고 넘어졌을 때 부상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평소 적절한 운동을 통해 근력과 민첩성, 균형감각을 기르는 것이 필요하다. 규칙적으로 산책이나 등산 등 가벼운 유산소 운동을 하면 도움 된다.  
 
평소 골밀도를 유지하는 노력도 필요하다. 우유, 치즈, 멸치 등을 충분히 섭취해 칼슘 및 비타민D를 보충하고, 짠 음식은 몸 속 칼슘을 빼내기 때문에 되도록 싱겁게 먹는 것이 좋다. 또한 과도한 음주와 흡연을 멀리해 골량을 유지해야 한다.  
 
젊은층은 낙상으로 급성 파열성 디스크가 발생하기도 한다. 급성 파열성 디스크는 갑자기 거동이 힘들 정도의 심한 통증과 함께 다리가 저리거나 당기는 증상이 나타난다. 과거에는 파열된 디스크를 제거하는 수술이 필요했지만 최근에는 특수 카테터를 이용한 비수술적인 치료로 호전이 가능해졌다.
 
이미 뼈가 약해진 노년층이라면 낙상을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비가 많이 올 때는 가급적 외출을 삼가고, 잠깐 나가는 경우라도 슬리퍼나 바닥이 밋밋한 신발 보다는 밑창이 고무로 돼있는 등 미끄럼방지가 되는 신발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불가피하게 낙상사고를 당했다면 빠른 대처가 중요하다. 낙상 골절 사고 중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이 '고관절 골절'과'척추압박골절'이다. 고관절 골절은 허벅지와 골반부위를 잇는 부위가 골절되는 것을 말하고, 척추압박골절은 척추 뼈가 충격을 받아 내려앉게 되면서 발생한다. 
 
두 가지 질환 다 골조직이 약해진 60대 이후는 가벼운 외상만으로도 쉽게 골절이 발생할 수 있다. 또 운동신경이 둔하고 골다공증 유병률이 높은 노년층의 여성도 위험군에 속한다. 
 
두 질환 모두 통증 정도와 진단 결과에 따라 치료 방법을 먼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술에 앞서 사용할 수 있는 회복 방법은 '안정'을 취하는 것. 증상을 유발하는 활동을 피하면서 약물치료, 물리치료, 보조기 치료 등으로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다. 
 
보존적인 치료방법으로도 증상이 완화되지 않고, 통증이 지속되거나 심해지면 수술적인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고관절 골절의 경우 부러진 부분을 맞추고 단단히 고정시키는 수술이 필요하다. 심한 척추압박골절은 척추체성형술이나 척추고정술까지 고려해야 한다.  
 
박영목 연세바른병원 원장은 "장마철 낙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위험지역을 피하는 것이 좋으며, 골다공증 등 위험요인이 있다면 더욱 주의해야 한다"며 "부상으로 이어졌을 때는 증상과 통증이 미미하다고 치료를 미루고 참기보다 정확한 진단과 알맞은 치료를 받아야 큰 병으로 발전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쿠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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