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13일 벌어진 도쿄마라톤에서 2시간7분20초로 한국신기록을 수립한 이봉주가 레이스가 끝난 뒤 오인환 코치와 포옹하며 기쁨을 함께 나누고 있다. <전송=연합>


문영식특파원= 한국마라톤의 간판스타 이봉주(30)가 2000 도쿄국제마라톤에서 한국 최고기록을 세우며 시드니올림픽 출전권을 예약했다.

이봉주는 13일 낮 12시10분 도쿄국립경기장을 떠나 오모리를 반환점으로 돌아오는 42.195㎞ 풀코스에서 자페트 코스게이(2시간7분15초.케냐)에 5초 뒤진 2시간7분20초를 기록, 98년 4월 로테르담마라톤에서 자신이 세운 한국기록(2시간7분44초)을24초나 경신하며 2위를 차지했다.

'96애틀랜타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이봉주는 이로써 3명을 뽑는 국내마라톤 남자부 대표선발전에서 형재영(2시간10분37초.조폐공사)을 가볍게 제치고 1위에 올라서며 2회 연속 올림픽 진출을 사실상 확정했다.

노장 백승도(32.한전)도 2시간8분49초의 개인 최고기록으로 5위에 오르며 이봉주와 함께 시드니행 티켓을 예약했다.

알베르토 후스다도(스페인)는 2시간8분8초로 3위, 일본 최고기록(2시간6분57초)보유자 이누부시 다카유키는 2시간8분16초로 4위에 각각 랭크됐다.

지난해 10월 코오롱 정봉수 감독과 결별했던 이봉주로서는 왼발 부상과 코오롱사태에 따른 안팎의 후유증을 극복하며 시드니 전망을 밝힌 희망의 레이스였다.

170명이 출전한 이날 레이스에서 이봉주는 지난해 4월 런던대회(12위) 부진이후10개월만의 재기전임에도 불구하고 초반 10㎞를 한국기록 랩타임(30분8초)보다 빠른29분55초에 끊어 선전을 예고했다.

17명과 함께 힘차게 22㎞ 반환점을 돈 이봉주는 34㎞지점에서 8명의 선두그룹이4명으로 좁혀지자 더욱 자신감을 얻은 듯 목표를 한국기록으로 높여 혼신의 역주에돌입했다.

코스게이와 숨가뿐 선두 다툼에 들어간 것은 36.8㎞ 지점.

오르막이 시작되는 37.9㎞에서 마침내 후스다도가 처져 코스게이와 공동선두가된 이봉주는 39㎞에서 막판 스퍼트를 걸어 우승을 노렸지만 오히려 10m 뒤지며 결승점을 1㎞ 앞두고는 30m나 밀려 아쉬움을 남겼다.

이봉주는 "스피드 훈련 부족으로 우승을 놓쳐 아쉽다"며 "올 4월 보스턴마라톤에서 2시간6분대 기록을 세운 뒤 시드니올림픽에서 반드시 금메달을 따내겠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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