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H&H와 2:2 …14번째 키커가 승자 가려

그라운드를 누빈 전후반 80분 보다 팀에 대한 믿음으로 숨죽인 20여분이 더 피 말랐다. 무려 14번째 키커의 공이 골문을 흔드는 순간 경기장 전부가 털썩 주저앉았다.

고교 축구대회에서는 흔치 않은 장면이 연출됐다. 제23회 전국백록기고교축구대회 예선 첫 경기가 열린 18일 중문구장에서는 출전 선수 전원이 승부차기를 한 끝에 승패가 갈렸다.

전남 목포FC H&H와 경기이천제일고가 맞붙은 이날 경기는 초반 주도권 다툼이 치열했다.

2013년 창단 이후 백록기 무대에서 기량을 점검하고 있는 목포H&H는 비교적 익숙한 움직임으로, 1999년 7회 대회 준우승(옛 이천실업고) 기록은 물론 전반기 RESPECT27리그 2위의 침착함이 날카로운 창끝이 되어 상대 진영을 노렸다.

첫 슈팅은 이천제일고의 발끝에서 나왔지만 첫 득점은 전반 목포 H&H 17번 이준수의 오른발이 만들었다. 목포 H&H는 이어 전반 33분 9번 박승기의 페널티킥으로 2점차 승기를 잡았다.

후반전은 이천제일고의 무대였다. 후반 13분 이천제일고 10번 장연식이 만회골을 넣으며 전세를 뒤집는 듯 했지만 공은 둥글었다. 두차례 코너킥 기회를 무위로 돌리며 처지던 분위기는 후반 34분 골 맛을 잊지 않은 10번 장연식이 추가골을 차 넣으며 순간 상승했다.

경기는 원점이 됐지만 승부는 냉정했다. 승자 결정을 위한 승부차기에는 골키퍼까지 11명도 모자라 14번째 키커까지 나서며 손에 땀을 쥐게 했다. 결과는 11대 10, 이천제일고가 승리했지만 그라운드에 오른 모두가 승자였던 명승부로 마무리됐다.

한편 이천제일고는 20일 첫 승 무대였던 중문구장에서 안성맞춤FC와 예선 2차전을 치른다. 목포H&H는 같은 날 강창학 A구장으로 장소를 옮겨 본선 진출을 위한 총공세를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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