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자원봉사 나선 조천중 여자축구부
대회중 기록·진행보조 등 윤활유 역할

▲ 조천중 여자축구부 선수들이 무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백록기축구대회 현장을 누비고 있다. 이들 축구선수들은 경기장에서 기록과 진행보조 등에 나서면서도 남자 고등부 선수들의 전술 등을 배우는 계기로 삼고 있다.
제23회 백록기전국고교축구대회 현장에 '특별한' 얼굴들이 떴다. 경기장 곳곳에 배치된 자원봉사자들 사이 앳된 표정의 소녀들이 원만한 경기 진행을 위해 부산을 떤다. 그 흔한 팬클럽과는 사뭇 다르다. 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라운드에서 눈을 떼지 않는 것이 진지함을 훨씬 넘어선다.

조천중 여자축구부(감독 홍철우)다. 월드컵 같은 큰 대회에서 세계적 기량을 인정받으면서도 남자팀들에 비해 스포트라이트를 덜 받는 여자팀들의 사정은 학교 급을 내려갈수록 더하다. 도내 유일 여중 팀인 탓에 '경기 경험 부족'은 원치 않는 핸디캡이 됐다.

백록기 대회는 그런 여중 축구선수들에게는 K-POP콘서트에 준한다. 내로라하는 전국 고교팀들이 9일간 최상의 경기력을 쏟아내는 것을 코 앞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어디 흔할까. 그것도 '전 경기 무료'라는 특전까지 보태 여름을 불태우고 있다.

내년 고교 진학을 앞둔 3학년 이가현 선수 역시 '기록 보조'로 백록기와 함께하고 있다. 이 선수는 "선수들이 공간을 넓게 쓰는 게 정말 대단하다"며 "몸이 근질근질할 정도"라고 즐거운 표정을 지었다. 진행 보조로 1~2시간 그라운드를 지키는 일도 즐겁다. "뛰면서 땀을 흘리는 것도 아니고 경기를 보다 보면 시간이 금방가요"하는 목소리에는 꾸밈이 없다. "왜 여자 경기는 없어요. 우리도 잘 할 "하는 질문에 말문이 먼저 막힐 정도다.

홍철우 감독도 "경험이 부족하다고 실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며 "이번 백록기 경기를 통해 우리 선수들의 기본기나 전술의 중요성을 익힌다면 앞으로 남은 두차례 전국대회에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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