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자원봉사 나선 조천중 여자축구부
대회중 기록·진행보조 등 윤활유 역할
제23회 백록기전국고교축구대회 현장에 '특별한' 얼굴들이 떴다. 경기장 곳곳에 배치된 자원봉사자들 사이 앳된 표정의 소녀들이 원만한 경기 진행을 위해 부산을 떤다. 그 흔한 팬클럽과는 사뭇 다르다. 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라운드에서 눈을 떼지 않는 것이 진지함을 훨씬 넘어선다.
조천중 여자축구부(감독 홍철우)다. 월드컵 같은 큰 대회에서 세계적 기량을 인정받으면서도 남자팀들에 비해 스포트라이트를 덜 받는 여자팀들의 사정은 학교 급을 내려갈수록 더하다. 도내 유일 여중 팀인 탓에 '경기 경험 부족'은 원치 않는 핸디캡이 됐다.
백록기 대회는 그런 여중 축구선수들에게는 K-POP콘서트에 준한다. 내로라하는 전국 고교팀들이 9일간 최상의 경기력을 쏟아내는 것을 코 앞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어디 흔할까. 그것도 '전 경기 무료'라는 특전까지 보태 여름을 불태우고 있다.
내년 고교 진학을 앞둔 3학년 이가현 선수 역시 '기록 보조'로 백록기와 함께하고 있다. 이 선수는 "선수들이 공간을 넓게 쓰는 게 정말 대단하다"며 "몸이 근질근질할 정도"라고 즐거운 표정을 지었다. 진행 보조로 1~2시간 그라운드를 지키는 일도 즐겁다. "뛰면서 땀을 흘리는 것도 아니고 경기를 보다 보면 시간이 금방가요"하는 목소리에는 꾸밈이 없다. "왜 여자 경기는 없어요. 우리도 잘 할 "하는 질문에 말문이 먼저 막힐 정도다.
홍철우 감독도 "경험이 부족하다고 실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며 "이번 백록기 경기를 통해 우리 선수들의 기본기나 전술의 중요성을 익힌다면 앞으로 남은 두차례 전국대회에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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