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백훈 성균관대 초빙교수·논설위원

지인의 결혼식장 하객들 사이에서 나온 말이다. 사돈의 직업이 무엇인지 궁금해 하는 질문에 옆에서 친구가 거들며 해주는 말이 "사돈이 무슨 일을 하던지 아무런 상관없다. 단 국회의원만 아니면 되지 뭐~" 폭소가 터졌다. 사람들이 공감을 한다는 증거이다. 별명으로 국민에게 해를 끼치는 국해(害)의원이라고도 하는 세상이다. 
 
국가기관이나 단체 중 국회가 국민들로부터 가장 낮은 신뢰를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실시한 '사회통합 및 국민행복 인식조사' 결과를 인용해 기관·단체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 수준을 소개했다.
 
이에 따르면 입법부(국회)에 대해 '매우 신뢰한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1.0%로 조사 대상 13개 기관·단체 중에서 국회가 가장 낮았다.
 
그리스의 경제위기를 보면서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나' 하는 생각이다. 그리스 하면 민주주의와 서양철학의 발상지이며, 유명한 미국 케네디 대통령의 미망인 재클린과 결혼한 선박왕 오나시스가 생각난다. 그런 나라가 어쩌다 이렇게 되었는가. 선진국 그리스가 저렇게 부실하게 무너진다면 과연 우리 대한민국은 튼튼한 것인가 걱정이 된다.  원인을 분석한 것을 보면 그리스 정치는 나라 빚으로 과도한 복지 정책을 통한 내수 소비로 경제성장을 올리는 등 인기영합 정치 때문에 빚더미에 앉게 된 것이다. 
 
제조업기반이 없이 외채를 내어 연금을 주는 복지를 하다 보니 나라 빚이 국내총생산(GDP)의 170%가 됐다는 것이다. 어릴 때 마을에서 계원이 남의 돈으로 사치를 하다가 계가 깨지면 다른 계원들도 피해를 입어 울고불고 했던 것이 연상된다. 
 
그리스 국민투표가 국제 채권단의 긴축을 하라는 구제금융안을 반대 61.3%로 물리치고, 승전가를 불렀다고 한다. 비상식적 결과다. 국민의 피눈물을 흘리게 될 것이다. 정치인의 책임인가 국민의 책임인가. 선동정치인의 책임을 더 물어야 되는 거라고 본다. "정치는 국민의 눈에서 눈물을 닦아주기 위해서 있다"라고 어느 그리스의 유명한 철학자가 말했다. 그런 나라에서 선동정치로 국민을 울리다니 남의 일 같지 않다. 
 
우리나라도 무상복지와 인기영합위주의 선동정치가 독버섯 같다. 현재의 복지 정책은 30년이 지나면 그리스와 비슷하게 빚을 지게 된다는 것이다 귀여운 손자가 30세쯤 되면 국가부도 위기를 맞을 것이라니 안쓰럽다. 선동정치의 중심에는 국회가 있다. 
 
공자는 "정치란 곧 올바름이다"라고 했다. "정치인이 백성을 정도로 이끈다면, 누가 감히 정도를 걷지 않겠느냐"라는 것이다. '올바름'이 없다면 정치가 아니다.
 
지금 우리나라 정치는 갈등과 대립뿐이다. 국민 위한다는 정치는 없고 정파의 이익에만 계산이 빠른 정상배만 있다고 한다. 차라리 정치가 없는 세상이 그리워진다. 왜 이렇게 됐는가. 가장 큰 원인은 국회 쪽에서 찾을 수 있다. 가장 불신 받는 기관이 국회라는 여론 조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국민을 대표한다는 국회가 오히려 국민으로부터 가장 불신 받는 기관이라니 아이러니다. 국민의 지지로 된 다수인 여당이 소수인 야당에 눌려 힘 못 쓰고, 입법권의 갑질에 정부정책도 제때에 펼 수가 없다. '국회선진화법'이란 괴물에 국민만 피해를 보고 있다.
 
선거 때에만 특권 포기, 세비 감축 등 공약을 하고서는 팽개치고 반성도 사과도 모르는 국회다. 19대 국회가 역대 최악의 국회란 평도 있다. 국회의원도 무엇이 올바름 인지 모르진 않을 것이다. 알면서도 안하니 더욱 신뢰가 없으며 나쁜 것이다. 그리스 사태, 국회선진화법의 폐해에서 우리 국민들이 교훈을 얻어 다음 국회는 국민을 선동하지도 울리지도 않을 국회의원들을 뽑아 망국으로 가는 국해(害)가 아닌, 국민을 위하고 은혜의 국혜(惠)의원이란 별명이 붙여지기를 희망해본다. 그래야 나라가 산다. 간절한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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