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진 한의사·제민일보 한의학자문위원

동무공은 나이 쉰일곱 살에 아직도 사기 칠 생각을 버리지 못했다고 고백한다. 그러면서 선악(善惡)과 미추(美醜)를 함께 보기 바랐다.
 
'미친 작태로 유혹하고 속이는 것을 한편으로 마음이 천박하고 비좁고 가혹하고 교활하다고 말한다. 간교한 말재주를 부리는 것을 한편으로 무지하고 몽매하다고 말한다. 방자한 짓을 마음대로 자행하는 것을 한편으로 방벽하고 사치한다고 말한다. 간사하고 거짓되고 탐욕스럽다는 것을 한편으로 시기 질투한다고 말한다. 너희가 어진 사람이 되려거든 이 글의 뜻을 알 때까지 읽으라'
 
감추고 싶은 부분을 밝혀 어진 사람이 되라는 말이 이치에 합당할까. 그 의문을 해소하기 전에 뇌에 대해 알아보자. 
 
인간의 뇌는 3개의 층으로 이뤄져 있다. 나무의 나이테처럼 가장 안쪽에 있으며 투쟁-도피 반응을 담당하는 파충류의 뇌, 중간에 있는 감정을 담당하는 포유류의 뇌, 바깥에 있으면서 논리를 담당하는 인간의 뇌로 분류된다. 
 
스트레스에서 중요한 것은 뇌의 안쪽에 깊숙이 있는 편도체이다. 상대의 공격적인 말이나 위협을 느끼는 상황에서 대뇌피질보다는 파충류의 뇌가 활성화된다. 이를 '편도체 납치(amygdala hijack)'라고 하며 심화돼 술·약물 등에 의존하거나 자신을 통제하지 못해 자살충동을 느낀다면 전문적인 정신과 치료가 필요하다.
 
누구나 세상의 사랑과 인정을 받기 위해 노력한다. 그 바람이 채워지지 않으면 결핍이 자라나 고통이 발생한다. 그 고통을 해소해 주는 것이 '공감'이며 거울신경세포(mirror neurons)가 도와준다. 관계에서 일어나는 갈등은 다른 사람을 통제하기보다 타인의 감정을 공감하며 거울처럼 반영해야 한다. 그 이전에 자기의 분노와 불안을 자각하면 더 이상 화에 끌려 다니지 않게 되며 불안에 휘둘리지 않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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