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보건연구 게재 논문…육아지원 못받는 엄마가 우울감 높아

누군가의 도움 없이 혼자 육아를 도맡은 엄마는 육아지원을 받는 엄마에 비해 우울감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3일 대한보건연구 최근호에 실린 '보육형태와 가사노동분담이 기혼여성의 우울수준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호윤정, 오영아, 이명선)에 따르면 가정에서 혼자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우울 수준'은 14.5점으로 외부의 육아 지원을 받는 엄마들보다 높게 나타났다.
 
'우울 수준' 수치는 우울감을 많이 느낄수록 높게 나타난다. 연구진은 만 6세 이하 미취학 자녀를 둔 서울, 경기, 대전의 기혼여성 23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벌인 결과다. 우울수준은 21개 문항에 대해 0∼63점 범위에서 측정됐다.
 
아이를 어린이집, 유치원 등 보육기관에 맡길 수 있고 때때로 조부모 등 가족의 도움까지 받을 수 있는 엄마는 우울 수준 수치가 9.1로 가장 낮았다.
 
보육기관의 도움만이라도 받는 엄마는 우울 수준이 9.3으로 낮은 편인 것으로 나타났다.
 
호윤정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위촉연구원은 "미취학 아동을 혼자 키우는 엄마는 일상적인 행동이 어렵고 자아실현이 힘들어진다"며 "이런 상황이 엄마의 정신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혼자 아이를 키우는 여성도 자아실현 욕구를 실현하고 자신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며 "가족과 사회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당부했다.
 
보고서는 이 밖에 아이 엄마의 우울감에 영향을 끼치는 다양한 요인을 분석했다.
 
남편의 근무 시간이 8시간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 아이 엄마의 평균 우울 수준은 18.2로, 남편 근무 시간이 8시간을 넘을 때(9.4)보다 두배 가까이 높았다.
 
하루 평균 가사노동 시간이 9시간 이상인 경우에도 우울 수준이 18.1로 높은 편이었다. 가사노동 시간이 3시간 미만인 경우(6.2)에 비해 우울 수준이 3배 가까이 높았다.
 
남편과의 관계가 만족스러울수록, 자신의 건강 상태에 대해 만족할수록 우울감은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아이 엄마가 직장을 다니는지는 우울 수준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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