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강창학A구장 준결승 연장 100분 혈투
창-방패, ‘전통’ 장외대결 등 그라운드 달궈

 학원 축구의 ‘힘’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열정이다. 서울 경신고가 경기 용호고의 백록기 도전에 제동을 걸고 결승에 올랐다.

25일 강창학A구장에서 열린 제23회 백록기 전국고교축구대회 준결승에서 우리나라 최고(最高) 전통 경신고의 ‘머리’가 2년 파죽지세 용호고의 ‘발’에 앞서며 고교 축구사 작성에 나섰다.

첫 골은 이 번 대회 최고 골잡이로 등극한 용호고 하재현이 만들었다. 전반전을 탐색전을 겸한 두터운 허리싸움으로 득점 없이 마친 두 팀은 후반 승기를 잡기 위한 총공세에 들어갔다.

경기 초반부터 수비에 무게를 둔 채 용호고의 날카로운 패스에 이은 공격을 막아냈던 경신고는 후반 24분 골문 앞 결정적 수비 반칙으로 하재현에 선취골을 헌납했다.

경신고의 ‘100년 전통’은 거저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다. 한 점 뒤지는 상황에서도 수비를 재정비, 공격 기회를 노리던 경신고는 후반 34분 프리킥 기회에서 제공권을 선점한 박륜상의 머리로 동점골을 뽑아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어진 연장전은 말 그대로 혈투였다. 번갈아 창과 방패로 승기를 붙잡으려는 선수들의 땀으로 그라운드가 흥건해지고 100분의 승부가 끝나려던 후반 10분 최전방에서 경신고 공격을 이끌던 김수근이 몸을 날리며 머리로 연결한 공이 그림처럼 용호고의 골문을 흔들었다.

2013년 U-17대회 원년 챔프로 지난해 ‘본대회 4강’에 이어 우승을 노렸던 용호고의 계획이 다음 대회로 넘어가는 순간이었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