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회 백록기 결승전 26일 오전 11시 서귀포월드컵경기장
강릉문성고 VS 서울 경신고 ‘7년만의 맞대결’ 등 불꽃 승부

학원 축구 최강자로 23번째 백록기의 주인공이 될 최종 2개 팀이 가려졌다. 준결승에서 흔치 않은 연속 ‘버저비터’의 극적 승리를 거둔 팀 간 승부는 일치감치 고교 축구의 역대급 대결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두 팀 간 ‘7년 만의 정상 맞대결’이라는 쉽지 않은 매치도 눈길을 끈다.

26일 오전 11시부터 서귀포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제23회 백록기전국고교축구대회 결승전에는 강원 강릉문성고와 서울 경신고가 맞붙는다. 지난 2008년 대구 문체부장관배 대회에서는 강릉 문성고가 먼저 이겼다. 승자의 여유에 설욕에 나선 경신고 의지 역시 어느 때보다 강한 상태다.

▲ 강릉문성고

2007년 창단한 강릉문성고는 이미 한 차례 우승(17회)과 4강(19회) 기록을 가지고 있을 만큼 백록기에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이번 대회 역시 쉽지는 않았지만 안정적인 경기 운영과 위기 관리력으로 ‘강원리그 1위’의 면모를 여실히 드러냈다.

예선 1차전 8점차 대승(대 경기 계명고)을 제외하고 비교적 힘들게 4강을 신고했다. 예선 2차전 전남 순천고에 일격(2-3 패)을 당한데 이어 16강에서는 서울 북부리그 3위 중경고와 0-0접전 끝에 승부차기 신승을 거뒀다. 8강 역시 대전유성생명과학고에 전반 선취점을 내주고 끌려가다 후반 2골을 성공시키며 준결승에 올랐다.

원년 우승팀인 청주 대성고와 ‘챔프전’을 겸했던 준결승은 말 그대로 극적이었다.

경기 종료를 단 ‘1분’ 남겨 놓은 상황에서 터진 ‘결정적 한 방’이 강원 강릉문성고를 두 번째 결승 무대로 올려놨다. 전반기 리그 1위(충청리그.강원리그) 자존심을 건 장외 대결까지 보태진 두 팀 간 대결은 주심이 경기 종료 휘슬을 준비할 즈음 깨졌다. 후반 50분 강릉문성고 9번 김정연의 발 끝이 청주대성고의 골문을 흔들며 ‘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추가 시간 ‘1분’. 청주대성고 선수들은 태어나 가장 빠른 60초 동안 폭풍 공격을 펼쳤지만 승부를 되돌리기에는 모자랐다.

▲ 서울 경신고

‘우리나라 최고(最高) 전통’에도 불구하고 최근 7년여간 ‘정상’에 목말랐던 서울 경신고에 백록기는 단비다. 심지어 7년 전 우승 문턱에서 고배를 마시게 했던 상대와의 맞대결로 전투력을 불태우고 있다.

축구장에서 만들어낼 수 있는 모든 상황을 연출했던 경신고의 백록기 시뮬레이션은 준결승에서도 이어졌다.

경신고는 예선 1.2차전에서 경기 계명고와 전남 순천고에 각각 8-1의 3-1의 대승을 거두며 기세를 올린데 이어 16강에서는 지역 연고 제주제일고와 팽팽한 승부 끝에 1-0으로 승리했다. 8강에서는 경기 고양고와 1-1의 각축전을 벌인 끝에 승부차기 6-5로 4강에 올랐다.

준결승 역시 U-17원년 챔프 멤버를 주축으로 그라운드를 진압했던 용호고의 파죽지세에 먼저 한 골을 내주며 끌려갔지만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던 제공권(후반 34분 박륜상)을 살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어진 연장전은 말 그대로 혈투였다. 번갈아 창과 방패로 승기를 붙잡으려는 선수들의 땀은 여름 태양과 그라운드의 열기로 쏟아지고 다시 마르기를 반복했다. 100분 승부의 마침표를 찍으려던 후반 10분 최전방에서 경신고 공격을 이끌던 김수근이 몸을 날리며 머리로 연결한 공이 그림처럼 용호고의 골문을 흔들며 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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