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하 전남대 산부인과 의사·제민일보 의료자문위원

임신 중 많은 여성들은 유백색의 질분비물이 많아져서 당황하게 된다. 이는 임신과 관련하여 여성호르몬 분비가 증가하고 골반내 혈액 순환이 활발하며 점막 생성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임신 초기는 자궁 경부와 질에서 나오는 분비물, 질벽의 오래된 세포, 질에서 나오는 정상적인 세균총으로 만들어지는 것인데 임신이 진행되면서 분비물 양도 함께 증가하게 된다. 임신 말기로 접어들면 자궁 경부가 얇아지고 확장되면서 자궁 경부를 채우고 있던 점액 상태의 분비물이 밖으로 나오게 되는데 이는 임신 초기의 것과는 다른 것으로 계란 흰자나 콧물과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양이 과다하거나 다른 증상을 동반할 때는 질염을 의심해 볼 수 있는데 임신 중 질염은 감염균에 따라 조산, 조기양막파수 등 합병증과 연관이 있다.
 
분비물이 진한 밀크색이며 생선비린내 같은 악취를 동반한 경우에는 세균 감염으로 인한 세균성 질염일 가능성이 높다. 한편 녹황색에 거품이 있고 가려움증과 소변을 볼 때 통증을 동반한다면 트리코모나스 질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이들은 조산의 위험성을 증가시키는 질염으로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다. 흰색의 덩어리진 분비물이 나오고 가려움증을 동반한다면 칸디다 질염일 가능성이 높다. 
 
질염을 예방하기 위해 면 속옷을 착용하고 꽉 끼는 옷은 피하며 청결을 유지하되 비누나 질 세정제를 이용한 무리한 질세척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임신 말기 분비물에 혈액이 섞여 나온다거나 양이 현저히 많게 느껴질 때에는 반드시 산부인과에 내원해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질 출혈은 전치 태반, 조기 태반 박리, 시기에 따라서는 조산 등과 연관이 있을 수 있으며 물과 같은 양상의 다량의 분비물은 조기 양막 파수의 가능성을 시사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