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를 방문중인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는 22일 셀레즈뇨프 하원의장과 이바노프 외무장관을 비롯, 러시아 외무부와 의회, 학계 인사들을 두루 만나는 등 제1당 당수로서의 외교활동에 주력했다.

이 총재는 또 무명용사 묘를 찾아 헌화하고 러시아 관영 이타르타스 통신의 비탈리 이그나텐코 사장과 면담한데 이어 러시아 하원 전체회의에 직접 참석하는 등 빡빡한 일정을 강행했다.

앞서 그는 21일 모스크바에 도착하자마자 하원 외교위를 방문, 위원들과 TSR(시베리아횡단철도)의 실현 가능성, 북한 미사일 위협, 대북 포용정책, 아프가니스탄사태가 아시아에 미칠 영향 등에 대해 환담했다.

이 자리에서 외교위원들은 TSR의 실현 가능성과 한국의 참여 여부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표시했고, 이 총재는 "필요하다는 데는 원칙적으로 동의하지만 여기에도 엄격한 상호주의가 지켜져야 한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이 총재는 또 드미트리 로고진 외교위원장이 `미국의 아프간 침공사태가 아시아에 미칠 영향에 대한 평가"를 묻자 "지난 9.11 테러는 결코 종교전쟁이나 문명충돌로 봐선 안되며 국경을 필요치 않는 기존 전쟁의 개념을 바꿔놓은 사건"이라며 "푸틴 대통령이 대 테러전쟁에 동조, 지원하는 것은 올바른 것"이라며 지지를 표시했다고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이 전했다.

이어 이 총재는 로고진 위원장 등 러시아 외교위원들의 방한을 초청했고 로고진위원장 등은 "가능하면 내년 월드컵때 초청해달라"고 말해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이 총재는 슬라반스카야 호텔에서 열린 교민 리셉션에서 "이번 방문을 통해 러시아 정부.의회 지도자들을 만나 양국 협력관계 증진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것"이라며 "여러분이 러시아 땅에서 어깨를 펴고 당당하게 자랑하고 싶은 조국으로 만드는 것이 저에게 주어진 소명이라는 점을 깊이 명심하겠다"고 교민들을 격려했다.(모스크바=연합뉴스) 조복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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