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경철 한의사·제민일보 한의학자문위원

최근에 우연히 아들러라는 심리학자의 책을 읽었다. 그는 심리치료에 있어서 지금의 증상이나 불편에 대해 상담이나 치료를 할 때, '왜'를 찾을 것이 아니라 '어떻게 좋아질 것이냐'가 목적이 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상태의 불편함에서 벗어나 좋아진 상태를 목표로 삼고 치료와 상담을 하는 목적론적인 접근을 주장했다. 현재 주로 아이들의 상담에서 많이 사용되는 접근법인데 일반적인 치료에서도 적용이 가능한 것 같다.

갑자기 물건을 들다가 허리에 통증을 느껴서 온 환자가 있다.

아프다고 호소하는 자리에 따뜻한 찜질을 해주기도 하고, 그곳에 침이나 부항을 시술하기도 한다. 병원에서는 필요하다면 X-ray 정도를 찍고 체크하고, 큰 문제가 없으면 근육이나 인대에 긴장이 생겼다고 이야기하면서 물리치료를 하고, 통증을 완화시켜주거나 근육을 이완시켜주는 처방을 한다. 이는 통증을 느끼는 부위가 원인이 된다고 생각하고 그 부위를 치료하는 '원인론'적인 접근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의 치료에도 '목적론'적인 접근방식이 가능하다. 일단 어떠한 동작이나 자세에서 불편한지를 체크하고 그 동작이나 자세가 편해지는 것을 목표로 치료를 하게 된다. 물건을 들다가 다친 경우에는 보통 무언가를 드는 동작, 앞으로 수그리는 동작에서 통증이 생긴다.

일단 그러한 자세나 동작은 피하면서 아프다고 이야기하는 허리뿐만 아니라 그 동작이 편하게 도와줄 수 있는 복부나 다리, 목 등의 관련 부위를 침이나 약침, 테이핑과 같은 한의학적인 방법으로 치료를 한다.

이러한 목적론적인 관점은 환자의 입장에서 지금 현재 불편한 동작이 어떻게 나아져 가는지에 집중하면서 매일 나은 부분을 찾으면서 회복하는 즐거움도 느낄 수 있는 유용한 관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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