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제주시에서는 지난주에 있었던 우근민 도지사의 연두방문을 놓고 뒷말들이 무성한 듯 하다. 물론 도민들이야 관련 공무원이나 언론보도를 통해서 이를 감지할 뿐이지만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우 지사가 유독 제주시 방문에서만 오해를 살만한 흔적을 어째서 남겨놓고 있느냐는 것이다. 그것도 매년 제주시 연두방문 때마다 이런 저런 얘기들이 무성하다는 사실이다.

이에 대해서는 지사의 의중이나 쓴 소리를 옳게 새겨 듣지 못한 일부 공무원들의 탓으로 돌릴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시·군에서 보인 우 지사의 연두방문을 보노라면 제주지역 최고 행정책임자인 도백의 처신은 결코 가벼이 해서 안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지난 해에도 우 지사는 제주시 방문에서 상당한 오해를 받았다. 당시 우 지사는 직원훈시의 대부분을 충고와 질책으로 일관해 도대체 제주도와 제주시 사이에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불러 일으켰다. 반면 우 지사는 같은 날에 있었던 북제주군 방문에서는 칭찬일색에다 장관표창을 받은 직원에게 자신이 차고 있는 시계를 성큼 벗어주기까지 했다.

올해 제주시 연두방문에서는 질책반 칭찬반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된소리가 더 가슴에 남는 법이다. 더군다나 제주시가 시정방침으로 내건 ‘인간과 자연이 함께 발전하는 국제도시’가 제주도의 ‘국제자유도시’와 비슷해 혼란을 준다는 것도 질책의 사유였다고 한다. 우근민 도정의 최대 역점사업인 국제자유도시를 제주시가 시정방침으로 뒷받침하겠다는 의지마저 추궁의 대상이 된다면 우 지사가 너무 민감한 것이 아닌가.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는 견제와 경쟁의 관계가 아니라 상호 보완적인 관계이다. 특히 지방자치제가 실시된 이후는 더욱 그렇다. 그렇다고 도지사의 연두방문이 반드시 시·군의 사업보고나 받고 격려로 끝나라는 말은 아니다. 지사는 도와 연계될 수 밖에 없는 시·군사업에 자신의 의지와 철학을 피력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일부 공무원에게 “너무 튀지말라”는 주문으로 오해를 주었다면 지사의 언행은 항상 신중해야 한다. 특히 시·군 방문 때에는 더욱 그렇다. <<끝>>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