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프로젝션TV·에어컨·온풍기는 물론 골프용품과 고급가구, 심지어 유흥주점의 술값까지 싸지거나 싸질 예정이다.

‘특별한 소비재’에 세금이 부과되는 특별소비세율(특소세율) 인하 조치로 자동차와 가전제품 등의 판매가가 2~7% 내려갔다.

그러나 소형차보다는 대형차가, 그것도 수입차의 할인폭이 더 크다. 가전제품도 세탁기나 가습기 같은 생활필수품보다는 프로젝션TV 등 고가품 일수록 혜택이 크다.

그래도 소비자 쪽에서 보면 특소세율 인하는 나쁠 게 없다. 세율 인하폭 만큼 가격이 싸져 경제부담을 줄일 수 있다.

△효과는 있나=특소세율 인하로 소비심리가 살아나겠지만 어느 정도 경제성장에 도움이 될지는 불투명하다. 특소세율 인하는 위축된 소비심리를 자극해 경제활동을 활성화시킨다. 하지만 이같은 일시적인 세법개정으로 소비를 활성화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다. 기업이 더 많은 이익을 내, 고용을 늘리고 임금을 올려줬을 때 소비가 경제성장의 견인차 구실을 하게 된다.

특소세율 인하로 가장 혜택을 보는 쪽은 고가품을 소비하는 부유층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때문에 이들의 소비 활동이 계층간 위화감을 불러일으킨다며 바람직하지 않게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정부는 특소세율 인하에 따라 세금이 연간 8400억원 가량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세금 감소폭만큼 소비자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된다.

△얼마나 싸졌나=국산자동차는 차종별로 최소 22만원에서 359만원까지 가격이 떨어졌고 수입차는 최고 950만원까지 할인혜택을 볼 수있게 된다.

가전제품은 에어컨과 PDP TV, 프로젝션TV 등만 특소세 인하 대상이다.

에어컨은 기종별로 5만∼20만원이 할인됐고 프로젝션TV도 15만∼25만원이 떨어졌다. PDP TV는 8월부터 이미 잠정적으로 특소세율을 15%에서 1.5%로 인하한 상태여서 이번 조치로 인한 인하폭은 3만원 안팎에 그치게 된다.

국산 승용차의 경우 배기량1500㏄ 이하 승용차의 특소세율은 현행 7%에서 5%로, 1500∼2000㏄는 10.5%에서 7.5%로, 2000㏄ 이상 승용차는 14%에서 10%로 각각 인하된다. 또 특소세 인하로 과표액이 줄면서 부가가치세와 교육세, 취득세, 등록세도같이 내리고 공채매입 부담도 줄게 돼 소비자가격은 더 떨어지게 된다.

국산차 중 가장 비싼 에쿠스 4.5 리무진은 종전 8180만원에서 359만9000원이나 할인되며 가장 많이 팔리는 뉴EF쏘나타(2000㏄ 기준)도 총 57만1500원이 할인된다.<표 참조>
지난 20일 자정 이후 출고되거나 수입된 차량이 대상이지만 계약만하고 출고되지 않은 차량도 세금을 환급해주기 때문에 소비자는 당장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가전제품의 특소세는 에어컨은 30%에서 20%로, PDP TV와 프로젝션TV는 15%에서 10%로 낮아졌다.

에어컨의 경우 세금할인은 본체 판매에 해당하기 때문에 설치 기자재 가격까지 감안하면 실질 인하율은 8.7∼9.4% 정도일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여름에 쓸 에어컨을 이번 겨울철에 미리 사둔다면 13만5000원 정도(15평형기준 에어컨)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업체별로 예약 판매를 이용할 경우 10%가량의 할인혜택을 추가로 받을 수 있어 약 20% 정도 싼 가격에 새 에어컨을 장만할 수 있다.

△특소세 인하 기획전 봇물 =특소세 인하로 바빠진 것은 유통업체들. 몇몇 업체들은 이미 특가전을 펼치고 있고 늦어도 다음 주 초부터는 할인점·인터넷쇼핑몰·홈쇼핑 등 사실상 모든 유통업체가 특소세 인하에 따른 ‘특수(特需)’를 잡기 위해 할인행사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물론 특소세 인하 분에다 추가로 가격을 인하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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