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굴복하지 않겠다"…野, 여론역풍 우려 '조용한 배웅'
배웅 행사 문재인 불참…지도부도 공개 언급 자제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실형이 확정된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24일 오후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 지난 20일 오후 대법원에서 징역 2년형이 최종 선고된 이후 4일 만이다.
 
이로써 최초의 여성총리를 지낸 한 전 총리는 헌정사상 최초로 영어(囹圄)의 몸이 된 전직 총리라는 '불명예 기록'도 남기게 됐다.
 
한 전 총리는 이날 수감에 앞서 재차 자신의 결백을 주장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의원들과 한 전 총리 지지자들은 이날 서울구치소 앞에 모여 눈물 속에 한 전 총리를 배웅했다.
 
한 전 총리는 이날 오후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서 열린 '진실 배웅' 행사에서 "저는 결백하다. 그래서 저는 당당하다"며 자신의 결백을 거듭 주장했다.
 
그러면서 "울지 않겠다. 굴복하지 않겠다. 당당하게 어깨를 펴고 여러분들의 체온과 위로를 느끼며 들어가겠다"며 결기에 찬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또한 "진실은 그 시대에 금방 밝혀지지 않을 수도 있지만 진실이 승리하는 역사를 만들 때 언제든지 밝혀진다"며 "저는 안에서, 여러분은 밖에서 진실이 승리하는 역사를 만들어내자"고 말했다. 
 
검은색 정장을 입은 한 전 총리는 "사법정의가 오늘 죽었기 때문에 장례식을 위해 상복을 입었다"고도 했다. 
 
당의 '신공안탄압저지대책위원장'을 겸하고 있는 이종걸 원내대표는 "사법정의가 정의를 바라는 사람들에게 힘이 되주지 못하는 사회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이 앞선다"며 "정의가 승리하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분노하고 함께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 원내대표 외에 이미경 강기정 이목희 정청래 홍영표 박범계 서영교 윤후덕 임수경 전해철 의원 등 친노(친노무현)계를 비롯해 의원 약 30명과 정봉주 전 의원, 여성단체 회원 등이 참석했다. 
 
한 전 총리는 행사 내내 담담한 표정이었지만 참석자들이 "한명숙은 무죄다"라고 구호를 외칠 때는 한 손으로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한 전 총리는 마지막으로 참석자들과 함께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른 뒤 참석자들이 순결과 무죄를 뜻을 담아 전달한 백합을 받아들고 구치소 정문으로 들어갔다. 
 
한 전 총리의 유죄확정을 '정치적 판결'이라고 규정한 새정치연합은 당초 이날 배웅행사를 거당적으로 개최해 한 전 총리에 대한 정치탄압의 부당성을 부각시키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비리 정치인 감싸기'라는 여론의 역풍을 우려, 조용하게 행사를 치렀다. 문재인 대표도 이날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소속 의원들에 대해서도 지난 번 대법원 판결 때처럼 '동원령'을 내리지 않았다.
 
또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유승희 최고위원이 대법원의 보수화를 비판하고 제도개혁을 주장했을 뿐, 당 공식 회의석상에서도 한 전 총리의 수감에 대해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당 관계자는 "판결의 억울함이나 절차상 문제는 차근차근 따져볼 문제이지만, 이와 별개로 국민 정서상 당의 이름으로 배웅 행사를 열거나 당 대표가 참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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