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주 편집위원

급증세를 보이던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파장이 중국 관광 시장 성장세를 둔화시킨 게 아니라 아예 시장을 냉각시켰다.

올 들어 7월까지 제주를 찾은 중국인관광객은 123만103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49만8453명에 비해 17.8% 감소했다. 메르스 여파로 6월과 7월 제주를 찾은 관광객이 전년 동월대비 80% 이상 줄었기 때문이다.

중국인들이 제주를 본격 방문하기 시작한 것은 2009년이다. 당시 제주 방문 중국인 관광객은 25만8414명이었다. 2010년 40만6164명, 2011년 57만247명으로 늘었다. 2012년에는 108만4094명이나 제주를 찾았으며 2013년에는 181만2172명에 이르렀다. 지난해에는 285만9092명이 제주를 찾았다. 올해는 메르스 사태만 없었다면 300만명 돌파도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왔었다.

이번 메르스 사태는 제주 차원에서 아무리 노력해도 외부 변수에 의해 얼마나 관광산업이 타격을 입을 수 있는지를 보여줬다.

본질적으로 관광은 전염병이나 자연재해, 전쟁이나 국가간 국민정서 등 외부의 영향에 지배를 받는다. 관광목적지가 아무리 매력적인 자원을 개발하고, 환대서비스를 강화하고, 위생과 안전을 보장해도 결국 관광객이 찾지 않으면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제주지역에서는 그동안 산업구조 편중의 심각성이 수차례 지적돼왔다. 제주의 1차 산업(농림어업) 비중은 △2005년 18.1% △2010년 16.5% △2012년 16.1%에 이어 2013년 14.9%로 급락했다.

2차 산업(광업 및 제조업)은 △2005년 3.5% △2010년 3.5% △2012년 3.7%에서 2013년에는 2.8%까지 떨어졌다.

반면 3차 산업(서비스업)은 △2005년 70.0% △2010년 73.3% △2012년 72.3%에 이어 2013년 73.7%로 늘어났다. 건설업은 2005년 8.4%에서 2013년 8.6%로 소폭 증가했다.
이처럼 1·2차 산업 비중은 감소하고 3차 산업은 증가하는 산업구조 편중 현상이 고착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제주도는 지난 2008년 '2030 제주산업발전 비전과 전략의 FTA 대응 산업경쟁력 강화방안 연구 용역'을 통해 3차 산업 중심의 산업구조 재편을 선언했다.

도는 제주의 산업구조를 2030년까지 1차 10%, 2차 10%, 3차 산업 80%로 재편키로 했다. 원희룡 도정도 지난 4월 발표한 '2019년 제주 지역총생산 25조원 달성' 경제활성화 정책을 통해 성장동력 확충 차원에서 현행 1·2·3차 산업의 질적 개선 등 산업구조 고도화를 추진키로 했다.

제주의 산업구조 고도화와 다각화는 수년째 진행형이다. 문제는 진행형이라고 하기엔 너무 미진하다. 혁신적인 산업 생태계 조성에 있어 제주의 더딘 대응이 제주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문할 일이다.

산업구조 고도화란 경쟁력 있는 산업구조를 만들어내는 일이다. 제주산업 고도화를 위해서는 경쟁력이 있는 기업들이 필요하다. 문제는 이같은 기업들을 어떻게 제주에 자리 잡게 할 것이냐다.

제주의 장점인 청정자원을 이용한 고부가 1차 및 6차산업화를 통한 농축수산업 육성, 융·복합형 창조관광 육성을 통한 관광산업의 부가가치화 등 지역을 대표하는 기존 산업의 발전 전략과 병행해야 한다. 여기에 휴양형 뷰티산업, 문화콘텐츠, ICT창조융합, 스마트그리드산업, 해양산업은 물론 용암수 융합산업과 물·바이오산업도 제주가 강점으로 활용할 수 있다.

관광산업은 관광산업대로 발전을 지속시켜 나가면서 제주형 제조업 육성에도 나서야 한다.

무엇보다 최근 들어 제조업이냐, 서비스업이냐를 가르는 것이 무의미할 만큼 양측은 이미 활발하게 섞이고 있다. 융·복합과 창조경제의 흐름을 제대로 타야 한다. 고정관념을 버리지 않으면 생존도 어렵다. 제주의 산업구조 고도화 및 다각화는 결국 도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우리 세대에게 주어진 책무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