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옥 생물종다양연구소 수석연구원·논설위원

지역내총생산(GRDP)이 17% 이상 차지하는 제주도의 1차산업은 전국 평균(2,0%)보다 8배 이상 높은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다.

특히 제주는 4계절 모두 과일, 채소, 수산물 등이 풍부하게 생산되고 있다. 그러나 농민들은 판매 걱정부터 해야 하는 시대가 왔다. 외부로는 다국적 기업이 저렴한 단가로 국내 시장을 점령하고 있는가 하면  FTA 등 체결 등으로 인해 농민들이 재배한 농산물 판매시장은 점점 위축되고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6차산업, 향토산업 등 다양한 농어촌 산업 지원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나 농민들이 피부로 느끼기에는 아직도 거리가 있다.

모든 정책과 지원은 농촌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도모하고 농산물의 안정적 판로 등을 통해서 낙후된 농가의 조수익 창출과 도시와의 소득 격차를 최소화 해 풍요로운 복지농촌을 구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필자는 제주형 파머스 마켓(Farmers Markert) 육성을 제안하고자 한다. 파머스마켓은 말 그대로 농민, 어업인이 직접 재배하거나 채집한 농산물, 임산물, 특산물, 1차 가공상품 등을 방문객 또는 소비자에게 파는 것이다.

규모나 다양성 부분에서는 다소 떨어지나 상품의 신선도, 신뢰성, 저렴한 가격, 그리고 농민과 소비자 간의 신뢰를 쌓을 수 있는 커뮤니티가 형성된다는 장점이 있다.

미국의 사례를 보면 1994년도 1755개소에서 2013년도 8144개소로 증가, 매해 4% 이상 증가하고 있으며 1조원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주요 파머스마켓으로는 캘리포니아(759), 뉴욕(637), 일리노이(336), 미시건 (331) 등이 있다.

파머스마켓 운영은 일정 공간에 생산자, 상인들이 자연스럽게 부스를 설치해 판매하나 부스에 대한 수수료를 지불한다. 임대료를 받는 대신 광고, 판촉, 세일행사 등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해 다양한 소비자 및 구매자를 유인,  지역 농산물 판로와 브랜드 육성을 도모한다.

특히 주말을 비롯해 아침 또는 저녁 일정 시간대에 파머스 마켓을 열어 경영의 효율성도 꾀하고 있다고 한다.

제주 파머스마켓 장점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최근 소비자들은 원료 또는 농산물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찾고 있다. 더 나아가 중간 상인보다 생산자의 얼굴을 보고싶어 하고 지역상품을 선호하는 로하스 및 로컬푸드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그 이유는 농산물이 어떻게 재배되는 지 어떻게 수확하고 저장하는지 등 소비자에게 직접 전달할 수 있는 장점과 설득력 있는 교육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제주의 농산물은 국내 최고를 자랑한다. 국내에서 가장 신선하고, 가장 우수한 품질을 갖고 있는 만큼 파머스마켓과 연계된다면 홈쇼핑과 빅시장에 진입하는 새로운 길이 열리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둘째, 농업관광(agritourism) 산업과 연계 될 수 있다.  제주가 자랑하는 올레길과 오름은 제주를 찾는 관광객에 힐링과 건강을 주고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제주를 방문한 관광객에게 제주 상품을 노출시키는 전략은 매우 부실한 것이 사실이다.

소비자들은 오리진을 찾고 신선한 상품을 요구한다. 따라서 제주 파머스마켓이 열린다면 농산물 뿐만 아니라 1차 가공식품, 화장품 등의 제품을 손쉽게 소비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전략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농어촌 산업의 발전과 지속 가능한 내생적 발전을 위해서는 농·어촌의 농특산물, 전통문화 및 경관 등 유무형 자원을 활용한 식품제조, 문화관광 등과 연계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파머스마켓 추진을 통해 새로운 제주형 서비스산업으로 발전시키는 지혜와 슬기가 필요하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