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진 한의사·제민일보 한의학자문위원

기존 한의학에서 바라보는 병의 원인이 음식, 거처, 성생활, 감정의 일상생활과 온도, 습도, 기압차(바람)와 같은 자연환경이라면 사상의학에서 바라보는 질병의 원인은 모두 '마음'에서 비롯된다고 봤으며 사상인의 분류는 이런 마음의 씀씀이에 따른 결과물이다.

'1만 가구의 마을에 도공이 한 사람이면 그릇이 부족할 것이다. 100가구의 마을에 의사가 한 명이면 역시 부족하다. 그러나 사람의 질병이 '마음의 치우침'에서 비롯된다는 사상의학 원리를 집집마다 깨우친다면 비록 의사 수가 적어도 가히 삶은 온전해질 것이다'

동무공은 에고(Ego)에 의해 고통 받는 마음과 육신에 갇혀 있지 말고 자기를 관조해 이를 넘어서길 바랬다. 그러기 위해 스스로를 경계해 희로애락이 아직 생기지 않을 때는 늘 경계하는 마음을 가지고 희로애락이 이미 생겼을 때 스스로 반성하는 마음을 가지기를 권했다. 이는 상대나 상황에 짜증내고 공격하는 파충류 뇌의 활성화에서 자기의 분노와 불안을 자각하는 지혜로운 인간의 뇌로 옮겨가고 진정시키는 것이다.

또한 학문을 통해 욕구에의 무비판적인 휩쓸림을 극복해 존재의 원점인 잃어버린 마음을 되찾고, 그 결과로 자기 존재의 진실을 되찾기를 바랬다.

직장과 결혼이 자본의 중력에 자유롭지 못한 사회에서 학교 공부는 노동이 됐다. 학문은 '수신(修身)'과 밀접하며 동무공이 수세보원을 통해 바라는 '온전한 나'를 찾는 수련과정이다. 이는 자기분석을 통해 자기실현을 추구하는 분석심리학과 일치한다.

사상의학의 진수는 자신의 체질을 알면 자신의 부족함을 알게 되고 살면서 그것을 끊임없이 보완하는 노력을 통해 태행(게으름)과 사심(일신의 사욕)이 아닌 독행(홀로 행함)과 박통(넓게 통함)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철학적 가르침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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