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찬국 충남대학교 교수·논설위원

최근 중국 주가와 환율이 큰 폭으로 변화하면서 세계적인 금융시장 불안을 촉발했다.

상하이 주가지수는 지난해 12월에 3000선을 넘어선 후 올 6월 5000선 넘게 급등하더니 지난주 3000 수준으로 폭락했다.

여기에 중국 위안화 환율의 큰 폭 평가절하가 겹치면서 지난 2∼3주 국내외 금융시장불안이 고조됐는데, 이번 주에 있을 전승절 행사를 앞두고 강력한 안정조치들이 취해지며 진정세를 회복했다. 하지만 향후 추세를 예측하기 어렵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제주지역에 미칠 직·간접적 파장에 대해 생각해 본다. 직접적으로는 중국인 내방객, 투자유입추세 변동이 중요할 것이다. 간접적으로는 주변국의 환율변화에 따른 추가적인 파급효과가 있을 수 있다.

중국 주가의 큰 폭 하락은 소비자들에게 부정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특히 고가 사치품이나 비싼 해외여행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투기성 수입은 좀 방만하게 쓰는 것이 소비자들의 일반적 행태이다.

그동안 중국의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명품 브랜드 판매가 고공행진하던 홍콩의 매장들이 판매 감소를 겪고 있다는 것이 최근 외신보도이다. 일 년 반쯤 전에 날씨 궂은 연말 홍콩의 명품점 입구에 길게 줄을 이루던 중국사람 들을 직접 봤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최근 홍콩의 판매 부진 소식이 예사롭지 않게 느껴진다.

주가 폭락과 위안화 환율가치 하락의 영향은 국가나 지역에 따라 균등하지 않다. 한국보다는 그간 유로화의 약세에 힘입어 관광과 명품구매를 위한 중국인들의 행선지였던 파리나 로마 같은 유럽지역에 더 영향을 미칠 것이다.

우리나라 안에서도 제주지역 내방객보다는 명품 구매가 중요한 여행의 목적이었던 서울 내방객들에게 더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런데 일본의 엔화가 근래 강세를 보이고 있어 가치가 하락하는 위안화와 대조를 보이고 있는데, 지속되면 지난 수년간 일본으로 향하던 중국 관광객들이 한국으로 발길을 돌릴 수 있다. 제주지역은 중국과의 인접성, 상대적 가격 경쟁력으로 어부지리의 효과도 가능하다.

두 번째 분야는 투자자금 유입이다. 해외투자자금은 대부분 중국 투자자, 또는 잠재적 중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개발사업을 위한 것이었다. 그런데 그간의 자금 유입에 대한 지역의 부정적 시각이 고조되며 과거 투자유치에 초점이 맞춰졌던 우호적 제도와 인센티브가 약화되고 있다. 최근에는 해외투자자들이 이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토로하기에 이르렀다.

이런 지역의 상황에 더해 외부적으로 중국의 여건 변화를 감안하면 민감한 시점이다.

중국은 기조적으로 자본의 유출입을 엄하게 통제하기 때문에 개인의 해외투자가 매우 어렵다. 따라서 그동안 이뤄졌던 지역내 투자는 심심치 않게 편법적인 성격이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그런데 시진핑 정부는 출범 이후 지속적으로 반부패 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 영향으로 향후 제주지역으로의 투자자금이 줄어들 개연성이 크다.

따라서 제주지역의 여건 악화는 제주에 대한 투자를 재검토하고 싶은 투자자들에게 좋은 빌미가 될 수도 있다. 울고 싶은데 뺨 때려주는 격일 수도 있다. 장기적으로는 중국의 자본통제가 완화되면 사정이 달라질 것이다.

외부여건 불안이 고조된 상황에서 제주는 청정과 같은 핵심역량 강화 노력을 계속하는 동시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유연한 대응책을 모색해야 한다. 그동안 지역을 찾는 내방객과 투자유입의 양적 확대에 일희일비하면서 고품격화에 대한 관심이 부족했다. 향후 대처방안 모색에서도 이런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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