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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실패하면 위기초래"…정치권 이번엔 노동개혁할까1997년 노동개혁 무산직후 IMF…2013년 임금피크 없이 정년연장
이해집단 눈치보기가 걸림돌…선거·여야 이견이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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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8-31 (월) 08:54:01 | 승인 2015-08-31 (월) 08:55:13 | 최종수정 2015-08-31 (월) 08:54:35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8일 청와대에서 '경제 재도약을 위해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으로 담화문을 발표했다.
 
25분에 걸친 담화는 노동개혁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강조하는 데 상당 부분이 할애됐다.
 
"절박한 심정"이라는 언급에서 묻어나듯 노동개혁은 "우리 경제의 재도약을 위한 첫 번째 과제"라는 게 박 대통령의 흔들리지 않는 인식이다.
 
 박 대통령은 "고질적이고 구조적인 문제"가 우리나라 노동시장에 뿌리내려 있으며, "우리의 딸과 아들을 위해서, 국가의 미래를 위해서" 이를 뜯어고치지 않는 한 경제의 재도약은 불가능하다는 강한 의지를 가감 없이 밝혔다.
 
이날 대국민 담화는 노동개혁이야말로 우리 경제가 구조적 모순에서 벗어날 '지상 과제'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여야 정치권을 향해 당리당략을 떠나 노동개혁을 위한 초당적 협조를 간곡히 요청한 셈이기도 하다. 
 
◇노동개혁에 소극적인 정치권…IMF 초래 책임론 못 피해
 
정치권은 그동안 노동개혁에 소극적이었던 게 사실이다.
 
노동개혁은 결국 기득권 포기를 전제로 할 수밖에 없고, 최악의 경우 노동조합을 '적'으로 돌리게 될 가능성마저 염두에 둬야 하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표를 잃을 각오로 노동개혁을 추진하겠다"고 말한 것도 뒤집어보면 노동개혁이 정당의 득표 활동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김영삼(YS) 정부 말기인 지난 1997년 우리 경제에 암운이 드리우자 정부는 노동개혁을 추진했으나 정치권의 협조를 얻지 못해 무위로 돌아갔다.
 
1996년 12월26일 노동법 날치기 파동, 야당의 반발과 노동계의 투쟁, 1997년 1월21일 노동법 재개정 착수 등의 과정을 거치며 노동개혁은 미봉됐다는 평가를 받았고, 우리나라는 그해 말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을 받는 처지가 됐다.
 
YS 정부 초반 노동부 장관을 지냈던 새누리당 이인제 최고위원(당 노동시장선진화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여야가 정략적으로 갈등을 벌이면서 금융개혁과 노동개혁이 표류했고, 그리고 속수무책으로 IMF 위기를 당했다"고 회고한 바 있다.
 
 
◇2013년 60세 정년연장하면서 지방선거로 임금피크제 외면
 
   
 
     
 
정치권이 근로자의 정년을 60세로 늘리는 '고용상 연령차별 금지 및 고령자 고용촉진법' 개정안을 지난 2013년 처리하면서 이와 맞물린 임금피크제 도입은 사실상 외면한 것도 비근한 예다. 
 
정년 60세 연장은 이듬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야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처리됐지만, 여기에 포함하려 했던 임금피크제가 명시되지 못한 채 '임금체계 개편'이라는 표현으로만 담긴 것이다. 
 
새누리당 권성동 전략기획본부장은 31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당시 임금체계 개편에 임금피크제가 당연히 포함된다는 여당의 해석과, 이에 동의하지 않는 야당의 해석이 동상이몽 식으로 맞서 이도 저도 아닌 게 돼버렸다"며 "이에 대한 정부의 대처도 미온적이었고, 정치권도 떳떳하지 못한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결국 임금피크제 없는 정년 60세 연장이 당장 내년부터 의무화하는 상황이 되면서 청년층의 '고용 절벽'이 우려되자 정치권에서 부랴부랴 임금피크제 도입이 다시 논의되는 형국이다. 
 
노동개혁에 대한 정치권의 책임론은 정년 연장과 임금피크제 도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정치가 국민의 발목을 잡는다'는 세간의 비판이 정설처럼 굳어졌을 만큼 노동개혁처럼 고통 감내를 수반하는 '대수술'이 필요해질 때까지 정치권이 손을 놓고 있었다는 비판에서도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여야 노동개혁 인식차…정치적 해법 찾기 과제
 
무엇보다 경기 침체의 장기화가 청년 실업의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점에서 경제 활성화를 위한 법적인 뒷받침을 정치권이 제때 해주지 못했다는 지적이 정부·여당을 중심으로 제기된다. 
 
새누리당은 정부가 제출한 주요 경제 활성화 법안을 8월 임시국회에서라도 시급히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지난 28일 본회의가 '빈손'으로 종료되면서 결국 공염불이 되고 말았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다들 대학에 진학하는 것도 청년 실업의 한 요인인데, 정치권에선 사학재단 등의 눈치를 보면서 대학 구조조정에 적극적이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물론 노동개혁에 대한 야당의 입장은 상황 인식부터 해법까지 판이하다. 따라서 여야 합의를 끌어내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정년이 연장되니 임금피크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식의 노동개혁은 단편적인 '땜질식'에 불과하며, 노동개혁과 맞물린 재벌개혁 등 경제민주화가 함께 다뤄져야 근본적인 처방이 된다는 것이다. 
 
노동계의 일방적인 희생만 요구할 게 아니라 기업들이 쌓아놓은 막대한 사내유보금을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 역시 야당은 물론 진보 색채를 띤 여권의 일부 정치인 사이에서 제기된다. 
 
새정치민주연합 최재천 정책위의장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청년고용 할당제, 노동시간 단축, 경제민주화를 통한 경제 구조개혁이 종합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양당이 노동개혁에 대한 접근방식 차이를 인정하고 공통점을 찾는 최소한의 '절차적 정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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