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규 제주대학교 교수·논설위원

필자처럼 공학 분야에 종사하는 전문가들은 매년 세계를 리드하는 기술 분야에 대한 조사결과에 관심이 많다. 그 이유는 연구 분야에 대한 기술조사라는 학술적 측면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연구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 유독 연구·개발에 대한 관심이 최첨단에 집중되는 것이 현실이다. 필자 역시 '올해는 무슨 기술에서 아이디어를 내야 하나'라는 고민을 매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고민을 해결해주는 자료가 글로벌 IT 컨설팅 기관인 가트너(Gartner)에서 매년 발표하는 연도별 10대 전략 기술이다.

가트너그룹에서 발표한 2015년 10대 전략기술을 살펴보면 3가지의 범주로 나눌 수 있다. 요약해 보면 '실세계와 가상세계의 결합 기술' '지능형 기술' '현실화 기술'로 정리할 수 있다.

세부적인 기술 분야를 살펴보면 지난해 발표했던 IT 10대 전략 기술인 사물인터넷, 3D프린팅, 클라우드, 스마트 머신은 올해도 선정돼  중요성이 꾸준히 이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중 사물 인터넷은 2012년부터 지속적으로 상위권에 오르면서 핵심 키워드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반면 매년 이슈로 떠올랐던 빅데이터는 이제 사라지고 '보편화된 첨단 분석'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필자는 '3D 프린팅 기술'과 '스마트 기계'에 주목한다. 제주도의 산업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 기술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3D프린팅 기술은 2015년 전세계 3D 프린터의 출하량이 98% 성장할 것이며 2016년에는 2배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만큼 높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며 향후 3년내 IT 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스마트 머신은 정황 파악 처리 능력을 가지며 주변 환경을 이해하고 스스로 학습하며 자율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기계를 의미한다. 자율 주행 차량, 첨단 로봇, 가상 비서, 스마트 어드바이저들은 이미 존재하는 기술로 향후 급속히 진화하며 머신 헬퍼(machine helper)의 새 시대를 앞당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두 가지 기술을 제주도가 선정해야 할 미래 기술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제주의 산업구조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제주산업이 가지는 가장 큰 약점이 있다면 제조업 분야에서의 대량생산능력 부족과 관광업 분야에서의 기반시설 부족이라고 생각한다.

제주가 가지는 다양한 자원을 이용하는 대표적인 제조업 중 하나가 공예품이다. 공예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양질의 제품을 대량생산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관광분야에서도 자연경관에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첨단 스마트기기가 필요하다. 요즈음 세계적인 관광추세 중 하나가 첨단 IT기술을 활용한 스토리 개발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자연경관을 해치치 않으면서 간편하게 휴대할 수 있는 기기를 활용하는 방법이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활용되고 있다.

최근 제주도는 제주시와 공동으로 공예분야에 첨단 IT기술을 접목하는 아이디어를 기획,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중앙사업을 수주했다.

사업내용은 제주에서 생산되는 문화요소를 가미한 의류, 공예품, 유아용품들에 첨단 기술(사물인터넷, 실감형 콘텐츠 기술)을 접목해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사업이다.

이를 통해 생산되는 제품들은 3D-프린팅 기술 등으로 대량생산 방안도 마련될 것이다.

국내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일로 제주의 공예품 산업의 발전에 좋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런 작은 노력을 지속적으로 한다면 제주의 다른 산업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이러한 신산업 육성을 기획해 지역기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는 도청과 시청 관련 부서에  깊은 감사를 드리며 앞으로도 이런 노력을 지속적으로 펼쳐줄 것을 당부 드린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