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0년 뉴잉글랜드 의학저널에는 성장호르몬(HGH)이 노화를 방지하고 면역력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결과를 담은 논문이 게재됐다. 성장호르몬 투약자들에게서 최대 20년까지 젊어지는 효과가 나타났고, 거의 모든 세포가 회복되는 현상도 관찰됐다. 특히 면역체계가 복원돼 심장마비, 뇌졸중 등 중대질환의 발생가능성이 낮아졌다.

현재 각국의 연구자들은 성장호르몬 분비를 촉진시키거나, 이를 직접 투약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 중이다. 하지만 그 연구가 모두 완성된 것은 아니다. 우리 몸이 어느 정도 양의 인위적인 성장호르몬 투여를 감당할 수 있을지 명확한 기준이 마련되지 않았고, 신체자율조절 기능을 고려하지 않은 약물 투여의 부작용 가능성도 남아 있기 때문이다. 수천만원대를 호가하는 가격도 노화방지를 위한 성장호르몬 제제 대중화의 걸림돌이다.

노령인구가 증가하면서 노화를 방지하고 보다 건강한 상태로 노후를 보낼 수 있는 방법에 관심이 높다.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급속한 성장이나, 각종 노화방지 의료기술 연구에 대한 투자 경향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하지만 아직까지 주사제나 치료제로써 노화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는 것이 의료계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전문가들은 특별한 '묘약'이나 '비법'을 찾으려하기 보다는 필수 예방접종을 꼭 챙기고, 담배나 술과 같은 위해요소를 최대한 차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예방접종과 금연, 기본부터 충실해야

지난 해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노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남성 노인의 흡연율은 23.3%였다. 전년대비 줄어든 수치라지만, 여전히 관리를 요하는 수준이다.

지난 2009년 영국의 학술지 BMC Geriatrics에 발표된 내용에 따르면 흡연하는 노인은 흡연하지 않는 노인에 비해 알츠하이머치매 발생 위험이 79%나 높다. 80세 이상 노인이 흡연을 할 경우 실명을 유발할 수 있는 황반변성 발생 비율도 5배 이상 높아진다. 노인 흡연은 면역시스템을 저해해 쉽게 질병에 노출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하기 때문에 그 어떤 연령층보다 금연이 필요하다.

노인은 상대적으로 흡연에 노출된 기간이 길고, 금연의 의지도 크지 않아 금연을 고려한다면 주변의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좋다. 흡연과 연관된 질병이 발생되지 않았는지 체크하고, 금연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정서적인 문제를 함께 의논하며 개선해 나가야 한다.

금연을 원하는 노인은 고혈압이나 당뇨 등 만성질환은 물론 혈관계질환이나 만성염증성 질환에는 흡연이 합병증의 결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약물이나 심리상담 등 부가적인 방식을 병행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면역체계가 둔화된 노인은 약화된 면역력으로 인해 감염질환이나 만성질환에 쉽게 노출되고 회복에도 어려움을 겪는다. 노인의 면역력을 개선하기 위해서 금연과 함께 중요한 요소로 여겨지는 요소가 바로 예방접종이다. 일반적으로 감염병을 앓고 난 후 얻게 된 면역은 평생 지속되지만, 예방접종으로 만들어진 면역은 시간이 지나면서 감소한다.

국가가 지휘하는 예방접종 사업은 과거 영유아를 중심으로 설계돼 왔으나, 최근에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홍보와 계도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어 만성질환자 및 면역저하로 인한 질환자 발생이 늘어나고 있으며 이렇게 발생한 질환자들의 경우 합병증 발생이나 사망 가능성 또한 매우 높기 때문이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가정의학과 유태호 과장은 "예방접종이 기존 질병을 낫게 하거나 젊음을 되돌려줄 수 있는 방법은 아니지만, 예방접종을 놓치는 경우 감염병 발생과 각종 합병증으로 고생할 수 있기 때문에 본인의 나이나 건강상태에 맞는 예방접종을 꼭 시행해야 한다. 필요한 예방접종은 의료기관이나 주치의 상담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쿠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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