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생 부국장대우 교육문화체육부

우공(愚公)이 산을 옮기다. 바로 '우공이산'(愚公移山)을 말한다. 우공이산은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도 꾸준히 노력해 나간다면 결국엔 뜻을 이룰 수 있다는 뜻의 한자성어로 「열자」(列子) '탕문편'(湯問篇)에 나오는 말이다.

어떠한 어려움도 굳센 의지로 밀고 나가면 극복할 수 있으며, 하고자 하는 마음만 먹으면 못 할 일이 없다는 것을 비유하기도 한다.

중국 북산에 우공이라는 아흔 살 된 노인이 살고 있었다. 그런데 노인의 집 앞에는 넓이가 칠백 리, 만 길 높이의 태행산과 왕옥산이 가로막고 있어 생활하는 데 무척 불편했다.

그러던 어느 날 노인은 "우리 가족이 힘을 합쳐 두 산을 옮겼으면 한다. 그러면 길이 넓어져 다니기에 편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가족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노인은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았고, 다음날부터 아들과 손자는 지게에 흙을 지고 발해 바다에 갔다 버리고 돌아왔다. 이 모습을 본 이웃들이 "이제 멀지 않아 죽을 당신인데 어찌 그런 무모한 짓을 합니까" 우공은 "내가 죽으면 내 아들, 그가 죽으면 손자가 계속할 것이오. 그동안 산은 깎여 나가겠지만 더 높아지지는 않을 테니 언젠가는 길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우공이산이 현실에서 나타났다. '사랑이 산을 옮기다'라는 인도판 우공이산으로 무려 22년간 망치와 정만을 가지고 산을 뚫어 길을 만들었다.

1950년대 인도 시골 마을에서 자라난 청년 다시랏 만지는 아내를 맞아 달콤한 신혼을 보내고 있었다. 어느날 험한 산길을 걷던 아내가 미끄러져 다리를 크게 다쳤지만 산으로 가로막혀 병원으로 가지 못해 끝내 목숨을 잃었다.

다시랏 만지는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는 생각에 산을 깎기 시작했다. 남의 밭을 일궈 하루하루를 사는 다시랏 만지는 일을 하고 남는 시간인 새벽과 저녁에 산을 깎고 또 깎았다. 결국 22년 동안 홀로 누구의 도움이 없었지만 길이 110m와 폭 8m의 길이 완성됐다. 22년 전 마을에서 병원까지의 길이 55km가 15km로 단축되는 순간이었다. 이 다시랏 만지의 성공신화는 지난 2007년 '마운틴 맨'이란 영화로  제작됐다.

축구에서 페널티킥은 관중과 선수, 모두를 흥분의 도가니로 만든다. 페널티킥을 차는 키커와 골키퍼와의 거리는 단 11m, 키커의 발을 떠난 공은 0.3초면 골문을 지나고 이를 감지한 골키퍼의 순발력은 0.6초로 반응한다.

결과적으로 과학적인 시간으로 절대 공을 막을 수 없다. 키커의 움직임만으로 짧은 시간 예측하고 어느 한 쪽을 택해 몸을 날려야 한다. 이 순간만큼 심리적인 요소가 모든 것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승부차기에서 골문 중앙으로 가볍게 차 넣은 슛을 '파넨카킥'이라 부른다. 왼쪽 또는 오른쪽을 택해 몸을 날린 골키퍼는 어이없는 이 파넨카킥에 힘이 쭉 빠진다. 그냥 서 있었으면 100% 막을 수 있는 공이기에 더욱 그렇다.

이 파넨카킥은 유로 1976 결승전에서 체코슬로바키아가 서독을 승부차기 끝에 우승을 차지한 순간에 나온 드라마 같은 슛이다. 체코의 안토닌 파넨카는 마지막 키커로 나서 팀의 4-2 승리를 이끌어낸다.

당시 세계 최고의 골키퍼인 서독의 제프 마이어는 왼쪽으로 몸을 날렸지만 파넨카는 정면을 향해 공을 가볍게 날려 보내 득점으로 연결시켰다. 파넨카는 누구도 생각지 못했던 이러한 형식의 페널티킥의 영감을 얻었고 그것을 실행에 옮긴 장본인이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머리 좋은 사람이 아니라 결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하는 사람임을 알려주는 듯하다. 열심히 목표를 향해 작지만 쉬지 않고 노력하다 보면 그 노력이 얼마나 큰 결과를 가져오는지 알 수 있다.

지난 2일 전국적으로 시행된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9월 모의평가를 끝으로 모든 준비는 끝났다. 이제 최종평가까지 두 달도 채 남지 않았다. 초·중·고교 12년간 달려온 시간이 곧 목적지에 도착할 순간이다. 고3수험생들 모두 우공이산처럼 마지막까지 모든 열정을 다해 자신의 목표를 반드시 이룰 수 있길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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