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쌓인 설탕 잔여물, 각종 질환으로 발전한다?

사탕수수 등 천연원료로 만들어지는 설탕은 그 자체로 무기질 등의 영양소가 함유돼 있고, 빠른 시간 안에 에너지원으로 변환돼 피로회복과 스트레스 해소에 사용된다. 뇌의 활동은 오직 포도당만을 에너지원으로 삼기 때문에 뇌가 혹사되고 피로할 때는 자연스럽게 단맛을 찾게 된다.
 
하지만 과도하게 섭취하면 체내 내분비계가 교란되고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된다. 설탕 중에서도 정제 과정에서 영양소가 대부분 사라지고 칼로리만 남는 정제 설탕은 섭취에 주의가 필요하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내분비내과 백혜리 과장은 "유아기는 미각이 발달하는 시기인데 이때 강한 단맛에 길들여지면 평생 설탕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며 "설탕에 중독된 어린이가 자라면 만성질환 어른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설탕은 포도당과 과당으로 분리돼 에너지원으로 사용되지만 남은 양은 글리코겐(glycogen)으로 변환돼 체내에 축적되거나 다른 장기의 활동을 방해한다. 비만의 원인이 되는 것은 물론, 각종 성인병에도 문제가 된다. 또한 설탕의 과도한 섭취는 면역력도 저하시킨다. 체내에 남은 잔여물이 포식세포 수치를 낮춰 몸을 산성화하기 때문이다. 
 
설탕의 당분은 즉각적으로 혈당을 높이는데, 갑자기 혈당이 높아지면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인슐린이 분비돼 혈당을 급속도로 떨어트린다. 혈당이 갑자기 올라갔다가 갑자기 내려가기를 반복하면 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미쳐 내분비계가 교란된다. 갑상선 이상, 부신고갈로 인한 만성피로, 저혈당 등이 모두 이 내분기계 교란을 원인으로 발생하는 인체 상의 문제다.  
 
설탕이 주는 강렬하고 달콤한 자극이 계속된 설탕 섭취를 부르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설탕을 섭취하면 세로토닌, 도파민 같은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이는 각종 향정신성 의약품들이 가져다주는 것과 유사한 정신적 만족감을 느끼게 해준다. 우리 몸은 이 같은 만족감을 계속 느끼고자 해 설탕을 반복적으로 섭취하는 경향에 쉽게 빠진다.  
 
◇어린이, 성인보다 설탕 의존도 높아 
 
세계보건기구(WHO)가 규정한 하루 권장 당분 섭취량은 50g이다. 각설탕 15개가량의 분량이다. 우리 국민 중 성인은 국제기준을 웃도는 60g을 섭취하고 있다. 어린이는 조금 더 많은 70g을 섭취한다는 통계가 있다. 
 
설탕을 섭취하게 되는 주 통로는 뜻밖에도 탄산음료를 포함한 음료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어린이들이 입에 달고 사는 음료 중 일부에는 보통 10~20g의 당분이 함유돼 있어 금세 일일 당분 섭취량을 섭취하게 된다. 음료에 흔히 함유되는 액상과당은 설탕과 달리 포도당과 과당이 결합돼 있지 않고 떨어져 있어 체내 흡수가 더 빠르기 때문에, 설탕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가 더 급격하고 과격하게 나타날 수 있다.  
 
평소 당분을 과다하게 섭취하는 어린이는 집중력과 학습능력이 약화되고 과잉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건강 상 문제도 발생한다. 치아나 비만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물론이고 체내 칼슘이 배출돼 성장기 근육 및 뼈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성인에게 발생하는 면역력 감소의 문제는 어린이에게도 나타난다. 면역력이 감소되면 염증에 대한 대응력이 약해지는데, 이로 인해 각종 잔병치레가 잦아질 수 있다. 어릴 때 설탕의 단맛에 길들여진 입맛은 대체로 교정이 어렵다. 각종 건강상의 문제를 끌어안은 채 어른이 되는 셈이다.
 
따라서 설탕 원료의 조미료나 식품보다는 단맛을 내는 과일이나 채소로 만든 식품을 위주로 섭취하고, 평소 식품을 선택할 때 당분 함량과 함유된 당분의 종류를 확인해 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백혜리 과장은 "입에 단맛이 느껴지지 않는 음식에도 다양한 형태의 당분이 존재한다. 특정 영양소의 결핍을 우려해 설탕을 의도적으로 섭취할 이유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백 과장은 "어린이는 어른보다 단맛에 더 열성적으로 반응하고 설탕 중독 현상에도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교육적인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아이의 입맛은 대체로 주변의 어른들의 습관과 유사하게 형성되기 때문에 가족이 지나치게 많은 양의 당분을 섭취하고 있지 않은지 점검해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쿠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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