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재 제주대 제주조릿대RIS 사업단장·제주대 교수

'힐링로드 제주조릿대길 걷기축제'가 9~10일 교래리 사려니 숲길 일대에서 개최된다. 이 행사는 지역연고산업 육성사업(제주조릿대 신산업 진흥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제주대학교 제주조릿대 RIS 사업단의 주관으로 작지만 특색 있는 축제이다.

지역연고산업 육성사업은 전국적으로 산재한 유·무형의 지역연고 자원들을 활용해 특화산업으로 육성될 수 있도록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지원하는 국책사업이다.

10여년 전에 시작된 이 사업은 현 정부에 들어서서 전통산업, 풀뿌리기업 육성사업 등으로 명칭이 변경 됐지만,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는 당위성에 비춰 그 명맥이 계속 이어지고 있으니 매우 다행스런 일이다.

우리지역의 지역연고산업 육성사업으로는 제주형 파워 브랜드육성사업단을 시작으로 해조류, 광어, 제주조릿대, 제주본초, 제주승마, 양채류, 씨푸드, 제주무우, 제주 전통의류·공예 등을 소재로 하는 국책사업단들이 탄생해 사업수행을 완료했거나 수행 중에 있다.

제주조릿대는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인 한라산 일대에서만 자생하는 제주 특산식물이지만, 지구온난화 및 자연환경의 변화로 인해 그 서식지가 한라산 전역으로 확산되면서 식물종다양성을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인식되기도 했다.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은 생물다양성 보전과 자연자원의 지속 가능한 이용을 결합시키는 국제적인 프로그램이다.

따라서 우리에게는 한라산 생물권보전지역에 광범위하게 서식하는 제주조릿대를 비롯한 유전자원에 대한 체계적인 기초 및 응용연구에 대한 책무가 있다.

그러나 한라산국립공원이란 특성상 여기에 서식하는 생물자원에 대한 연구가 쉽지 않아 방치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나라 전통 의약서의 기록에 의하면 조릿대 식물은 성인병과 같은 질환치료에 효능이 있다고 한다.

최근 이러한 효능들을 증명하기 위한 과학적인 연구들이 진행됐고, 이를 통해 다양한 기능성이 입증되고 있다.

또한 웰빙을 추구하는 현대 사회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생물산업 소재 발굴이 필요하다.

우리는 제주조릿대의 청정성과 기능성에 주목했고, 건강 식·음료 및 향장품, 생활용품 및 생태관광 소재로 개발하기에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 아이템으로 지역특화 산업 육성과 자연환경 보존에도 기여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질 수 있었다.

사업단 출범과 더불어 다양한 제주조릿대 활용 제품들이 출시됐다.

소비자들에게 선택을 받지 못한 제품들은 생존하지 못했다. 그러나 일부 제품들은 제주만의 특산 제품으로 인식되면서 이들의 판매가 점차 확산되고 있어 보람을 느끼게 된다.

제주조릿대 사업단에서는 생태관광과 연계해 한라수목원, 제주민속 자연사 박물관, 세계 자연유산센터 내에 제주조릿대 홍보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한라산 둘레길, 장생의 숲길, 사려니 숲길의 일정 구간을 '제주조릿대길'로 명명해 탐방객들에게 제주조릿대의 우수성을 지속적으로 알리고 있다.

이번 축제에는 제주조릿대 숲길 걷기, 제품시음 및 체험, 공연행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운영된다.

우리 지역경제는 관광 성수기에 터진 메르스 여파로 적지 않은 타격을 받았다.

최근 들어 관광객이 증가세로 돌아서면서 경기가 살아나고 있다고 하니 다행한 일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사회분위기는 구조적인 경제난, 취업난 등 어려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에게는 새로운 활력이 필요하다.

이제 가을의 정취가 흠뻑 느끼지는 10월이다.

건강·힐링의 명소 사려니 숲길에서 개최되는 축제에 참가해 힐링의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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