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상어’ 그레그 노먼(호주)이 제19회 스킨스게임에서 100만달러의 상금을 독식하며 우승했다.

노먼은 2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오의 랜드마크골프장(파72·7068야드)에서 치러진 대회 최종일 9홀 경기에서 17번홀까지 쌓인 80만달러짜리 스킨을 따낸 뒤 남은 20만달러마저 연장전에서 싹쓸이, 총상금 100만달러를 혼자 차지했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와 유럽투어를 호령해온 콜린 몽고메리(스코틀랜드) 그리고 ‘필드의 코미디언’ 예스퍼 파네빅(스웨덴) 등 나머지 3명은 단 한푼의 상금도 없이 발길을 돌렸다.

스킨스게임 사상 한 선수가 총상금을 싹쓸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당연히 노먼은 대회 사상 가장 많은 상금을 딴 선수가 됐다.

지금까지 스킨스게임에서 가장 많은 상금을 획득한 선수는 99년 대회 때 63만5000달러를 딴 프레드 커플스(미국)였으며 1개홀에서 최다 상금을 따낸 것도 역시 당시 41만달러가 걸린 홀을 이긴 커플스였다.

스킨을 따내더라도 바로 다음홀에서 이기거나 비기지 않으면 상금을 차지할 수 없도록 한 새 규정 때문에 전날 9개홀 승부에서 단 한푼의 상금도 주인을 찾지 못했고 이날도 15번홀까지는 아무도 스킨을 획득하지 못한 채 경기가 진행됐다.

홀을 거듭할 수록 박진감이 더해가는 가운데 16번홀(파4)에서 파네빅이 약 6.2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 이때까지 쌓인 73만달러를 모두 거머쥐는가 했다.

그러나 젊은 3명의 선수들의 기세에 눌려 있던 노먼이 17번홀에서 세컨드샷을 컵 1.2m에 바짝 붙인 뒤 천금의 버디를 낚아 파네빅의 호주머니에 거의 들어가 있던 73만달러뿐 아니라 17번홀에 걸린 7만달러까지 독차지할 찬스를 맞았다.

18번홀(파5)에서 우즈와 몽고메리가 세컨드샷을 물에 빠뜨렸고 파네빅은 페어웨이 벙커에 볼이 들어가 노먼에게 행운이 이어졌다.

세컨드샷을 그린 옆 벙커에 빠트렸지만 노먼은 1.2m 짜리 파퍼트를 홀에 떨궜고 단숨에 80만달러의 거금을 챙겼다.

파네빅은 “노먼이 17번홀에서 내 돈을 모두 훔쳐가 상처를 줬다”며 실망했고 노먼은 “내 평생 한번의 파 세이브로 80만달러를 번 적은 없었다”며 자신도 놀랐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이제 남은 액수는 고작 20만달러.

그러나 플레이오프 첫홀인 18번홀에서 기대를 모았던 타이거 우즈(미국)는 일찌감치 탈락했고 승부는 두번째 홀인 14번홀(파4)로 넘어간 가운데 노먼은 또 한번 1.2m 버디 퍼트를 홀에 떨궈 야박하게도 나머지 20만달러마저 주머니에 넣었다.

노먼은 “비록 스킨스게임이라고 해도 우승은 대단한 것”이라며 “대선수들을 이겨 매우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5년만에 스킨스게임에 출전한 우즈는 “한푼도 얻지 못한 채 집으로 돌아가는 기분이 좋을리 없지 않으냐”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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