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에 발생하는 암, 뇌종양은 성인과 소아를 가리지 않고 전 연령대에서 발생한다. 뇌종양은 해결되지 않는 두통, 좁아진 시야, 청각-후각기능의 감소 등 뚜렷한 전조증상이 있는데 환자는 이러한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증상을 느끼고 방문한 일차 의료기관에서 뇌종양을 의심하지 못하고 정확한 진단이 지연될 경우 치료예후는 나빠진다.
 
김정훈(사진) 서울아산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진단기구와 수술도구의 발전으로 성인의 뇌종양 치료성적은 과거에 비해 높아졌으나 뇌종양을 의심하지 못하고 발생하는 진단지연이 불량한 치료예후의 주요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신경외과적 수술의 진보, 방사선, 항암요법의 발달로 뇌종양의 치료성적이 향상됐지만 다른 종양에 비해 만족스럽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며 “조기진단을 위해 두통이나 발작, 후각 소실 등 증상 발생 시 신경외과 전문의를 찾는 환자들의 적극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안타까운 환자 사례를 묻자 그는 뇌 속에 6㎝크기의 암이 자랄 정도로 병원을 오지 않았던 여성 환자 이야기를 들었다. 다행히 환자는 응급수술로 완벽히 종양을 제거하고 회복 중에 있다고 한다. 김 교수는 “악성이 아닌 양성이라 치료예후가 좋았다”며 “똑같은 뇌종양일지라도 종양이 뇌 속에 자리한 위치나 악성도에 따라 예후가 달라지므로 완치할 수 있다는 긍정적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뇌종양 치료에 있어 항암요법의 치료효과는 환자군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이렇다 할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경우도 있으나 일부 고위험군 뇌종양 환자에서 생존율을 늘리고 합병증을 경감시키는 효과를 보인다. 김 교수는 “뇌종양 위험도에 따라 수술과 더불어 적절한 항암요법을 병행해 생존율 향상과 삶의 질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약값이다. 재발한 교모세포종에 대한 항암치료는 건강보험혜택을 받을 수 없다. 이 경우 환자에 따라 한 달에 8∼9백만원 정도의 치료비가 소요되는데, 값이 비싼 기존 항암제와 효과가 동일한 복제약이 국내 시판 허가를 받으면서 재발 뇌종양 환자의 치료비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김 교수는 “다른 종류의 암보다 건강보험이 인정되는 범위가 매우 좁은 게 사실”이라며 “비싼 약값은 적극적인 치료를 방해하는 요인이 되는데, 복제약 시판허가는 경제적으로 힘든 뇌종양 환자들에게는 희망적인 소식”이라고 말했다.

양성뇌종양에 대한 수술적 치료 성적은 우수하다. 그러나 양성종양도 진단이 빨라야한다. 수술 실력이 향상됐어도 진단이 늦어지면 그만큼 수술 후 겪게 되는 합병증 정도가 심해진다.

김 교수는 “환자에서 나타난 원인 모를 두통을 정신건강쪽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고 정신과를 내원하는 경우도 있다. 또 냄새를 맡는 감각이 떨어져 이비인후과를 내원해 검사를 받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해당 과에서 특이한 소견이 없다면 신경외과를 찾아 뇌종양 여부를 확인해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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