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성장률, 3분기 이상 올라가기 쉽지 않을 듯"
"한계기업 부채문제 해결 시급…다른 기업도 휘청거릴 수 있어"

   
 
  ▲ 국제통화기금(IMF)·WB 연차총회 참석한 한중일 재무장관들 왼쪽부터 구로다 일본 중앙은행 총재, 러우 지웨이 중국 재무장관, 아소 다로 일본 재무장관, 최경환 부총리,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 3분기(7∼9월) 경제성장률이 1%대를 넘어섰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렇게 되면 국내 경제는 6개 분기 만에 0%대 성장에서 벗어나게 된다.

분기 경제성장률은 세월호 참사로 소비가 위축된 영향을 받은 지난해 2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5개 분기 연속 0%대였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을 위해 페루 리마를 찾은 이 총재는 10일(현지시간) 기자 간담회에서 "3분기 경제성장률이 기존에 전망했던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지난 7월 발표한 전망치가 1.1%였다"고 말했다.

소비를 중심으로 내수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국내 경기가 기존에 예상한 회복 경로를 유지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한은은 오는 15일 발표하는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2.8%를 유지하거나 0.1∼0.2%포인트 내에서 소폭 하향 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3분기에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정부의 소비 활성화 정책 등으로 성장률이 올랐다가 4분기에 다시 꺼질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이 총재는 "3분기 성장률이 1%대를 넘으면 4분기에는 그 이상 올라가는 게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관건은 한은의 내년 성장률 전망이다.

올해가 2개월 반 정도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올해보다는 최근 경기 회복세가 내년까지 이어져 잠재성장률 수준을 회복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인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 두번째)과 함께 8일(현지시간) 소네스타 호텔에서 열린 한중일 재무장관 중앙은행총재회의에 참가하고 있다.

한은이 수출 부진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중국 경기 둔화 등을 고려해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3%에서 2%대로 낮춘다면 기준금리를 한 차례 추가 인하할 수 있다는 시장 전망에 무게가 실릴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에 따른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최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는 한은의 통화정책에 대해 미국 금리정책과 독립적으로 경기 및 인플레이션 등 우리의 상황을 감안해 수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국제금융시장에선 미국이 금리 인상 시기를 12월로 늦출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 총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올릴 기회를 놓쳐 진퇴양난에 빠졌다는 얘기도 나온다"며 "10월에 금리를 올릴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물가상승률 전망치에 대해서는 "국제 유가가 더 하락했지만 달러화는 강세(원화 약세)를 보여 상쇄하는 효과가 나타났다"며 "최근 전망치 1.8%와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디플레이션을 우려를 낮추기 위해 통화 완화를 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견해가 있는데 디플레 완화를 위한 가장 바람직한 해법은 경제 성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부채 문제에 대해서는 "전체 기업들의 재무구조가 나쁜 것은 아니지만 한계기업이 문제"라며 "한계기업의 부채 규모가 큰데다 한 기업이 잘못되면 거래하는 기업들이 다 휘청거릴 수 있어 빨리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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