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사연 보고서…구직 포기자 3명중 1명 '한창 일할 나이' 35~55세
월세거주자 5명 중 3명 '주거빈곤' 경험
소규모 기업 연봉 9년새 7.4% '찔끔' 오를 때 대기업 연봉은 40% 이상↑

비경제활동 인구 중 '근로의사가 없어서'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의 비중이 최근 9년새 2.5배나 높아졌다.
 
이른바 '니트족'(무업자·Not in Employment, Education, Training) 중 일할 의사조차 없는 사람들이 그사이 많이 늘어난 것이다.
 
구직활동 포기자는 3명중 1명이 왕성하게 경제활동을 할 나이인 35~55세의 청장년이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보건복지포럼 최신호(10월)에 게재된 '한국복지패널을 통해서 본 사회·경제적 변화'(김태완·이주미) 보고서가 2005~2013년의 한국복지패널 조사 결과를 분석한 내용이다.
 
보사연은 다양한 인구집단별로 생활실태와 복지욕구 등을 파악하기 위해 2005년(조사 대상 연도 기준) 1차년도 조사를 시작으로 매년 한국복지패널 조사를 하고 있다. 작년의 9차 조사에는 7천48가구가 참여했다.
 
15일 이 보고서에 따르면 비경제활동 인구 중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이유로 '근로의사 없음'을 꼽은 사람의 비중은 2005년 10.6%에서 2013년 26.5%로 2.5배 늘었다.
 
이에 비해 '근로능력이 없다'고 답한 사람의 비중은 2005년 조사에서는 17.5%였던 것이 2013년에는 3.9%로 크게 줄었다.
 
그 사이 '가사·양육·간병'을 비경제활동 이유로 꼽은 비중도 41.0%에서 29.8%로 감소했지만 '구직활동 포기'라는 답변은 3.4%에서 4.0%로 늘었다.
 
2013년을 기준으로 하면 구직활동을 포기한 사람의 3명 중 1명꼴인 31.3%는 35~55세 연령대에 속한 사람이었다. 구직활동 포기자 중 이 연령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5년에는 12.7%였지만 9년새 2.5배 늘었다.
 
이에 비해 65세 이상 노년층이 구직활동 포기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그사이 크게 줄었다. 2005년에는 42.4%를 차지했지만 2013년에는 31.0%에 그쳤다.
 
한창 경제활동을 할 나이인 35~55세에서는 구직활동을 포기한 사람이 늘어났지만 은퇴 후 연령대인 65세 이상에서는 구직 포기자가 줄어든 것이다.
 
 
이와 별도로 보고서는 패널 가구의 주거 비용, 거주지 면적, 주거 환경 등을 추적해 '주거 빈곤율'을 제시했다.
 
주거지가 일정 면적 이하일 경우, 지하·반지하·옥탑방에 거주할 경우, 월 소득에서 주거관련비(월세·관리비)가 20% 이상일 경우 주거 빈곤층으로 분류했다.
 
그 결과 지난 9년 사이 잠깐이라도 주거 빈곤을 경험한 사람의 비율(주거 빈곤율)은 28.0%나 됐으며 장기간 주거 빈곤을 경험한 사람은 전체의 7.0%였다.
 
월세 거주자만을 놓고 볼 때는 주거 빈곤율은 60.9%로, 5명 중 3명꼴로 주거빈곤을 경험했다. 장기간 주거빈곤을 경험한 사람은 전체의 4분의 1인 24.9%로 집계됐다.
 
 
지난 9년 사이 종사자 수에 따른 기업별 임금 수준을 살펴본 결과, 종사자수가 10명 미만인 기업의 연봉은 2005년 1천971만원이었던 것이 2013년 2천118만원으로 7.4% 오르는데 그쳤다.
 
연봉은 소규모 기업이나 중간규모의 기업에서는 소폭 오르는 데 그쳤지만, 대기업의 연봉 증가 수준은 높은 편이었다.
 
연봉 증가율은 종사자수 10~99명 22.7%(2천308만원→2천826만원), 100~499명 24.4%(2천706만원→3천367만원), 500~999명 42.3%(3천445만원→4천904만원), 1천명 이상 41.1%(3천823만원→5천396만원) 등으로, 종사자수 500명을 기준으로 증가율의 차이가 컸다.
 
보고서는 "2000년대 이후 굳어진 노동시장의 양극화 문제가 해결되지 못하고 지속·고착화되고 있다"며 "계층 이동성이라는 측면에서 더 나은 여건이 조성될 필요가 있지만 아직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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