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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알렉시예비치 "21세기는 자유의 세기…독재 북한 망할것"민스크서 연합뉴스 단독인터뷰…"한반도 통일 피흘리지 않고 평화적으로 이뤄져야"
"인간의 가능성은 자연 앞에 초라해…재앙적 원자력 대체할 대안 찾아야"
"한국 작가들 고유한 역사와 삶이 주는 영감을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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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10-19 (월) 09:06:27 | 승인 2015-10-19 (월) 09:14:34 | 최종수정 2015-10-19 (월) 09:07:04
   
 
  ▲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가 17일(현지시간) 민스크 시내에서 연합뉴스와 단독으로 인터뷰를 하고 있다.  
 
"21세기는 자유의 세기이며 독재 체제는 망하게 돼 있다."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인 벨라루스 여성 작가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67)는 17일(현지시간)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 시내에서 연합뉴스와 한 단독 인터뷰에서 "남북한 분단 상황에 대해 알고 있으며 (북한과 같은) 독재 체제는 결국 붕괴할 것"이라면서 "한반도에 언젠가는 통일이 찾아올 것이지만 피를 흘리지 않고 통일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첫 작품으로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소련 여성들의 시각을 통해 전쟁의 참담함을 폭로한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1985)를 쓴 알렉시예비치는 2차 대전의 결과로 빚어진 남북한 분단 상황에 대해 평가해 달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언론인 출신으로 수많은 사람을 인터뷰해 모은 얘기들을 논픽션 형식으로 구성하는 '다큐멘터리 산문' 작가인 그는 옛 소련 시절에 살았던 사회주의적 인간형인 '붉은 인간'과 '붉은 유토피아'에 대한 예술적 백과사전을 만드는 것이 글쓰기의 목표였다면서 한국 작가들도 고유한 역사와 삶을 작품으로 승화시키는 것이 세계적 인정을 받을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1986년 발생한 체르노빌 원전 폭발 사고의 후유증을 다룬 '체르노빌의 목소리'(1997)는 알렉시예비치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그는 '미래의 연대기'란 부제가 붙은 이 작품을 통해 사람들이 원전의 위험성에 대해 교훈을 얻으리라 기대했지만 그렇지 못했으며 뒤늦게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다시 터진 이후에야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기 시작했다면서 "재앙을 몰고 올 수 있는 원자력을 대신할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대지진에 따른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우리는 불과 15분 만에 첨단 문명이 쓰레기 더미로 변하는 것을 목격했다"면서 "이 사고는 인간이 자연을 모두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인간의 가능성은 자연 앞에 초라한 것이라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지적했다.
 
벨라루스국립대 언론학과를 졸업한 후 여러 신문사와 잡지 기자로도 일했던 알렉시예비치는 2차 대전, 소련-아프가니스탄 전쟁, 체르노빌 원전 사고 등 극적인 재난을 겪은 사람들과의 수많은 인터뷰를 문학 작품으로 재구성한 자신의 문학 장르를 '목소리 소설'(Novels of Voices)이라고 부른다.
 
그는 "내가 개척한 문학 장르는 여러 인간의 작은 역사를 모으면 시대의 초상화나 형상이 만들어진다는 깨달음에서 태어났다"면서 "이런 형식이 요즘처럼 역동적이고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를 쫓아가는 데 전통 문학장르보다 더 적합하다"고 평가했다.
 
작품을 쓰려고 벨라루스는 물론 러시아 시베리아, 카자흐스탄, 우크라이나 등 옛 소련 국가와 아프가니스탄 등을 찾아다니며 매번 수백 명의 관계자들을 인터뷰하고 그것을 하나의 '심포니'로 만드는 작업을 해왔다는 그는 그 과정에서 소련의 국가 이미지를 훼손하는 반전주의자로 몰려 직장에서 쫓겨나거나 재판을 받기까지 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국가로부터의 탄압은 소련 정부가 이용하던 신화를 파괴하고 진실을 말하던 그에게 어쩌면 당연한 시련이었지만 더 힘든 일은 진실을 알려달라고 인터뷰를 자청했던 사람들이 당국의 정신 교육을 받은 뒤 오히려 자신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릴 때였다고 회상했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범죄적 실상을 다룬 '아연(亞鉛) 소년들'(1989)을 쓰면서 만났던 한 참전 용사의 어머니가 처음엔 아연 관에 실려온 아들의 죽음을 파헤쳐 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가 나중에 반(反)국가적 작품을 쓴 혐의로 서게 된 재판정에서 다시 만났을 때는 "내겐 당신의 진실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영웅인 아들이 필요하다"며 자신을 비난했을 때 엄청난 충격을 받았었다고 털어놨다.
 
 
작가는 사회주의 소련은 사라졌지만 아직도 '집단수용소식 사고'와 '붉은 인간'은 남아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 예로 "내가 크림과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분쟁과 관련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책에 반대한다고 하자 곧바로 러시아의 적이 됐다"면서 "이는 아직도 모든 사람을 적이 아니면 우리 편, 모든 사물을 흰색과 검은색으로 이분법적으로 가르는 붉은 인간이 남아있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알렉시예비치는 최근 대선에서 83% 이상을 득표해 5선에 성공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을 현지에선 '벨벳 독재자'(부드러운 독재자)라고 부른다면서 득표율이 80% 이상이란 공식 발표는 믿을 수 없지만 50% 이상의 국민이 그를 지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루카셴코가 이웃 우크라이나의 정치 혼란을 부각시키며 벨라루스의 정치·사회적 안정과 평화를 약속했고 다수 국민은 TV로 반복해 전해지는 그의 말을 믿고 있다는 것이다.
 
작가는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뒤 루카셴코 대통령이 축전을 보내오고 TV를 통해서도 자신에게 우호적인 발언을 해 놀랐다면서 그러나 그와 직접 전화 통화를 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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