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의 인간적 고뇌를 묘사한 영화 「예수의 마지막 유혹(The Last Temptation of Christ)」이 최근 영상물등급위원회의 등급분류를 마치고 다음달 개봉될 예정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니코스 카잔차키스 원작 소설을 88년 마틴 스콜세지 감독이 영화화한 이 작품은「그리스도 최후의 유혹」이란 제목으로 지난 98년 5월 21일 당시 공연예술진흥협의회의 `수입가" 판정을 받았으나 개신교계의 뜨거운 반발에 부딪혀 등급심의가 보류된 바 있다.

수입판권을 인창시네마로부터 넘겨받은 코리아준은 지난달 24일 영등위에 등급분류를 신청했으며 영등위는 이례적으로 전체회의를 거쳐 지난 15일 `18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부여했다.

러닝타임 162분의 이 영화는 예수를 로마군에게 십자가를 만들어 납품하는 목수로 설정하고 예수와 막달라 마리아의 정사장면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는 등 예수의 신성(神性)보다는 인성(人性)을 부각시켜 미국 개봉 당시에도 `악마의 필름"이라는 비난과 `신앙의 문제에 대한 과감한 해석"이라는 찬사를 동시에 받았다.

98년 당시 수입추천이 결정되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를 비롯한 보수적인 개신교단체들은 `상영 저지를 위한 영적 전쟁"을 선포하며 항의시위, 서명운동 등을 벌여 개봉을 좌절시켰다. 그러나 문화학교 서울과 이화여대 등은 비공식 상영회를 열어 자유로운 토론을 유도하기도 했다.

「예수의 마지막 유혹」의 개봉 추진 소식이 알려지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관련단체 및 산하기구와 협의해 상영 저지운동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3년여만에 `표현의 자유"와 `신성 모독"을 둘러싼 뜨거운 공방이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서울=연합뉴스) 이희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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