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광철 정형외과 의사·제민일보 의료자문위원

높고 푸른 하늘, 선선한 바람, 울긋불긋 물든 단풍이 야외로 발길을 재촉하고 많은 사람들이 가을산행을 나서고 있다. 산행은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좋은 운동이지만 간단히 생각하고 산에 올랐다가는 오히려 부상을 입고 돌아오는 경우가 있다. 산을 오르내릴 때에는 평소 걸을 때보다 약 3배의 하중이 무릎에 더 전달되는데, 관절염이 있거나 무릎 연골이 약하고 평소 운동을 안 하던 사람에게는 상당한 통증이 예상된다.

관절염이 악화되거나, 무릎 관절을 보호해주는 반월상 연골판 손상이 잘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중년의 무릎은 가을철 산행에서 각별히 조심해야하는데 40~50대 중년 여성의 경우 무릎에 퇴행성 변화가 시작되는 시기라 작은 충격에도 무릎 손상이 생길 수 있다.

건강하고 즐거운 가을산행이 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고려해야할 사항들이 있다. 먼저 자신의 나이와 무릎 상태를 감안해 등산 코스를 선택하되 무리하지 않는다. 등산 전후 약 10분 정도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준다. 배낭은 허리 벨트가 있는 것으로 사용하고 무게는 본인 몸무게의 10%를 넘지 않도록 한다. 등산화는 너무 작거나 큰 것을 피하고 발뒤꿈치를 안정감 있게 지지해주는 신발을 착용한다. 산행 중간 중간에 휴식을 취해야 하는데 초보자는 30분 정도 걷고 10분 쉬고, 숙련자는 50분 정도 걷고 10분 쉬는 것이 적당하다. 걸을 때에는 천천히 걸으면서 보폭을 적게 한다.

산행 후에는 휴식과 온찜질로 관절을 풀어주고 만약 갑작스런 관절의 통증이나 붓거나 열감이 있다면 냉찜질을 해주는 것이 좋다. 등산 후 통증을 느껴도 대수롭지 않게 여겨 방치하다가 수술까지 가는 경우가 많으므로 증상이 사흘 이상 지속되는 경우는 조기 검사를 통해 확인하고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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