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대림 서귀포의료원장

흰색 뭉게구름 뒤로 푸른 하늘이 더 푸르러 보이는 가을날 아침이다.

의료원장으로 부임한지도 어언 1년이 지나고 있고 돌아보면 여러 가지 일들이 많았다.

처음에 다짐했던 두 가지는 친절병원을 만드는 일과 서귀포 지역 주민들의 진료는 서귀포의료원에서 담당하겠다는 것이었다.

친절병원은 아직도 부족하지만 그래도 많이 나아졌다는 평을 듣고 있고, 방문하는 환자수가 늘어서 의료원의 역할을 잘하고 있다고 자부하고 싶다.

그동안 직원들의 친절 의식, 경영 개선, 노조와의 문제, 그리고 전임 원장이 추진하던 공공의료와 관련된 사업들을 이어가는데 문제들이 있었다.

친절에 대한 문제는 비록 많이 개선됐지만 짧은 기간에 완성될 수 없는 일이어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교육해 나갈 생각이다.

경영 개선의 문제는 수입이 많이 높아진 반면, 지출 또한 늘어 수익은 기대만큼 큰 폭으로 상승되지는 않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효율적인 경영으로 가급적 지출을 줄이려고 계획중이다.

노동조합은 과거에 존속한 불합리한 조항들이 지난 6월 단체협약 갱신으로 많은 부분이 개선됐다. 그러나 아직 불합리한 조항들이 남아 있어 노조와 대화를 통해 점진적으로 개선할 것이다.

전임 원장이 추진해오던 사업 중 보호자 없는 병동(포괄병동)사업은 지난 3월 오픈해 운영 중이고, 심뇌혈관 센터는 지난 4월에 개소해 지역 주민들의 건강을 위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24시간 분만 산부인과는 포괄병동 사업과 맞물려 진행되는 바람에 간호사 인력 부족으로 충원이 돼서 차일피일 미뤄졌지만, 최근 포괄병동의 규모를 줄이고 신생아실을 오픈하는 쪽으로 개소할 계획이다.

근래 서귀포시 인구는 계속 늘고 있다. 혁신도시가 활성화 되고 강정 해군기지가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고, 귀농·귀촌 인구가 많아져 이래저래 전체 인구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의료 수요도 늘어날 것이고, 이에 맞춰 의료원의 입원 병상도 늘려야 한다. 산남지역의 병상이 부족해지면 환자들은 어쩔 수 없이 제주시로 향하게 된다.

의료원이 당면하고 있는 문제 중 가장 시급한 것은 간호사 인력 확보이다.

직원이 늘어나면 인건비가 같이 올라가게 되고 경영면에서 마이너스가 될 수 있어 걱정이 되긴 하지만 현실적으로 필요한 인원은 마땅히 충원돼야 한다.
 
또한 병원 내부적으로는 병원 규모가 커지면서 직원들간의 유대감이 희박해지고 부서간 이기주의가 점차 팽배해짐에 따라 직원들간의 소통과 단합이 필요해지고 있다.

그동안 중단됐던 의료원보의 재발간, 글로벌 시대에 맞는 외국어 교육, 각종 동호회의 활성화와 화합을 위한 전 직원 체육대회 등을 통해 모두가 한 식구라는 인식을 갖고 서로 협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가도록 노력할 것이다.

끝으로 서귀포 지역 주민들께 부탁드리고 싶은 말씀은 서귀포 의료원은 유능한 전문의와 훌륭한 시설을 항상 갖추고 있으므로 안심하시고 이용해주길 당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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