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규 제주대학교 교수·논설위원

우리 주변에서 언제부턴가 시계를 착용한 이들을 보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현대와 같이 시·분을 다투는 빠른 세상에서 시간을 아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는 새삼 이야기 할 필요도 없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은 아마도 휴대전화의 보급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휴대전화의 보급이 늘어나고 국민 대부분이 소유하면서부터 시간을 알리는 기능을 가진 시계는 점점 그 고유의 가치를 상실하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 같다.

현재는 기존 휴대전화보다 진화된 스마트폰을 우리나라 대부분 국민이 사용하고 있는 관계로 시계에 대한 수요는 더욱 줄어갈 것이다.

물론 지금도 시계를 찬 사람이 있는 것이 사실이고 이들 역시 스마트폰 사용자임은 맞을 것이다.

다만 시계라는 것이 예전처럼 시간을 알려주는 핵심 수단으로 사용하던 과거와는 달리 장식품의 기능을 더 하는 것일 경우가 많다.

이런 시계가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듯 최근 진화를 하고 있다. '스마트워치(Smart Watch)'가 바로 그것이다.

'스마트워치'란 일반 시계보다 향상된 기능들을 장착하고 있는 일종의 작은 컴퓨터 기능을 할 수 있는 손목시계를 말하며, 스마트폰과 그 기능 면에서 비교되기도 한다.

초기에는 기본적인 계산 기능, 번역기능, 게임기능을 갖고 있었고, 현재에 이르러 사람이 지니고 다니는 컴퓨터 (웨어러블 기기)로서의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요즘 들어 이런 '스마트워치'가 집중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모바일기기 (스마트폰)에 대한 수요가 잠시 주춤한 사이 '스마트워치'가 빠르게 보급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인 SA (Strategy Analytics)는 전세계 '스마트워치' 판매량이 지난해 460만대에 불과하던 것이 올해에는 5배 이상 증가한 28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마도 스마트폰에 필적할 만큼 다양한 기능을 지닌 제품이 출시되면서 수요자의 욕구를 만족시킨다는 것과 함께 시계가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했던 기기라는 것도 한 몫 하는 것 같다.

지난 수십년간 우리는 손목에 차는 시계를 자연스럽게 대해온 관계로, 시계와 같이 손목에 장착하는 기계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점이라 생각해 본다.

아무튼 시계는 이렇듯 계속 인간사회에 머물러 있기 위해서 끝임 없는 자기 변신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해 보면서 기특한 생각이 든다.

제주사회 역시 시대의 흐름을 받아들일 시기가 된 것 같다. 최근 들어 전국에서 가장 핫한 지역이 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우리가 어떤 변화를 이뤄야 할지 생각해 볼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필자의 경우 엔지니어인 관계로 사회 전반적인 것에 대한 변화를 주장할 수 있을 만큼 식견을 갖추지는 못했기 때문에 앞에서 언급한 시계와 같은 존재를 찾고 이를 변화시키는 수단을 이야기 하고자 한다.

우리 제주가 가진 시계같은 존재는 고유문화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고유문화 역시 요즈음 사라져 가는 것이니 시계와 같은 처지가 아닐까.

그럼 어떤 변신을 준비해야 할까를 생각해보자. 이런 변화는 어떨까 생각한다. 고유문화를 기술과 결합시키는 것이다.

이런 변화에 대해서는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많은 준비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준비된 것을 실행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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