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수능' 기조 속 작년보다 난도 상승…변별력 개선된 듯
입시기관 "1등급 커트라인 국어B는 상승, 수학B·영어는 하락"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대체로 '쉬운 수능'의 기조가 이어진 가운데 국어B형을 제외하고는 역대 가장 쉬운 수준이었다는 평가가 나왔던 지난해 수능에 비해서는 난도가 상승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또 올해 6월과 9월 두 차례 모의평가에 비해서도 전반적으로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수능 출제본부도 지난해 '물수능' 논란을 의식한 듯 '쉬운 수능'을 유지하면서도 변별력을 확보하는데 초점을 두고 올해 수능을 출제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수능 반영 비율이 높은 정시 지원에서 상위권 수험생들의 혼란이 지난해보다는 덜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직 교사들은 인문계에서는 국어와 수학이, 자연계에서는 과학탐구 영역이 당락을 좌우하는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봤다.
 
◇ 국어 여전히 어려웠던 듯…"국어B는 1등급컷 상승"
 
국어 영역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서울과학고 조영혜 교사는 "지난해 국어 B형이 상당히 어려웠는데 이번에는 작년보다는 약간 쉽게 출제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해 난도가 워낙 높았던 만큼 올해 역시 수험생들의 체감 난도는 여전히 높았을 것으로 분석된다.
 
국어A형 역시 난이도가 지난해 수능 수준을 유지하면서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 김용진 동국대부속여고 교사는 "국어 A형은 난이도가 전년도 수능과 비슷하고 6·9월 모의평가보다는 조금 어려운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입시업체들도 국어A형은 지난해보다 비슷하거나 약간 어렵고, B형은 지난해 수능이 너무 어려웠던 탓에 상대적으로는 쉬웠지만 학생들의 체감 난도는 여전히 높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도 국어 문제가 어려워 문제를 푸는데 시간이 부족했다는 반응이 많았다. 수험생들은 특히 물리 개념을 이해해야 하는 과학 관련 지문에서 어려움을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입시업체들은 국어B형의 경우 1등급 커트라인이 지난해보다는 다소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투스청솔은 가채점 결과 국어B형의 1등급 커트라인을 지난해 91점보다 상승한 92점으로, 종로학원하늘교육은 96점으로 예상했다. 진학사는 94점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국어A형의 예상 1등급 커트라인은 95∼96점으로 지난해 97점보다 낮았다.
 
◇ 수학A·B형 모두 작년보다 어려워
 
일선 교사들은 자연계 학생들이 주로 보는 수학 B형이 지난해보다 다소 어려워지면서 변별력 확보에 성공한 것으로 봤다. 지난해 수학B형은 만점자 비율이 4.30%에 이르면서 변별력 확보에 실패한 것으로 분석됐었다.
 
대교협 취재지원단의 조만기 교사(판곡고)는 "전반적 난이도 면에서 변별력을 꽤 많이 확보한 시험"으로 평가하면서 만점자 비율도 A/B형 모두 지난해보다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충남고 김태균 교사도 "수학B형의 경우 작년엔 100점을 맞아야 1등급이 될 수 있었는데 올해는 그보다는 점수가 내려갈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일부 학생들은 수학A가 국어보다도 어려웠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유웨이중앙교육의 이만기 평가이사도 "수학A형이 지난해 수능보다 다소 어렵게 출제되면서 인문계열 상위권은 수학A형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분석했다.
 
입시업체들이 예상하는 수학 영역 1등급 커트라인은 수학 A가 93점(종로학원하늘교육), 96점(이투스청솔)으로 지난해 96점보다 비슷하거나 낮았다. 수학B 1등급 커트라인은 96점(종로학원하늘교육), 92점(이투스청솔)으로 역시 지난해 100점보다는 낮을 것으로 전망됐다.
 
◇ '쉬운 영어' 기조 유지…체감 난도는 상승
 
지난해 '물수능' 평가를 받았던 영어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출제됐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그러나 EBS 교재와 연계되지 않은 고난도 문제가 일부 출제된데다, 6월과 9월 모의평가에 비해서도 어려워 학생들의 체감 난도는 다소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
 
영어 영역은 만점자 비율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약간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교협 수능취재지원단 소속 교사들은 영어 영역의 만점자 비율이 지난해 수능 때의 3.37%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3.37%는 역대 수능 영어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김혜남 문일고 교사는 "영어 영역은 지난해 수능과 대체로 비슷한 수준의 난이도"라며 "상위권 학생들에게는 그렇게 까다롭지 않았겠지만, 중위권 학생에게는 다소 까다롭게 느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투스청솔교육평가연구소의 이종서 소장도 "전반적으로 평이한 수준으로 출제됐지만 지난해 수능과 비교하면 체감난도는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진학사의 김희동 입시전략연구소장은 "6월과 9월 모의평가에서는 영어 1등급이 100점이었을 정도로 쉬웠는데 이번 수능에서는 90점대 초반 정도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입시업체들도 영어 1등급 커트라인을 92(이투스청솔)∼94점(종로학원 하늘교육)대로, 지난해 98점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안연근 잠실여고 교사는 "당락을 가르는 과목은 총점 속에서 영역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면서 "자연계는 과탐의 비중이 큰 만큼 과탐이 당락을 좌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충암고 윤기영 교사 역시 "사회탐구와 과학탐구는 표준점수가 아닌 백분위 점수로 점수가 결정되는 만큼 내가 본 과목이 상대적으로 쉬워 점수가 낮게 나올 수 있다"며 "이런 점에서 과탐이 올해 상당히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안 교사는 "인문계는 영어가 작년처럼 쉽게 출제된 만큼 영어보다는 국어와 수학에서 변별력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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